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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간여행-신형건 /낭독-무광

갓바위 2019. 8. 8. 08:29
시간여행
신형건 /낭독-무광

가끔, 아주 가끔 책상 위에 
엎드리고 싶을 때가 있지 
아무런 까닭 없이 맥이 풀릴 때
아무도 아는 척하고 싶지 않을 때
그냥 눈을 꼬옥 
감아 버리고만 싶을 때 
책상 위에 두 팔을 가지런히 포개고
그 위에 뜨거운 이마를 얹고
가만가만 숨을 고르느라면
친구들이 왁자지껄 떠드는 소리는
아득하게 멀어져 가고
깜깜한 어둠은 점점 더 깊어지지 
날 그냥 내버려 두렴 
잠들려는 것이 아니야
어떤 꿈을 꾸려는 것이 아니야
나만의 타임머신을 타고
어디 머나먼 곳을 잠깐 동안
다녀오려는 것뿐이야 
그곳에서 나의 별을 찾으면
그 별이 문득 환하게 
빛나는 것처럼
나도 다시 반짝 깨어날 거야
 시간여행-신형건.mp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