卍 ~ 어둠속 등불

왕자와 악마의 출가 문답(10)

갓바위 2022. 9. 14. 08:27

이리하여, 마왕은 부처님이 보여주신 지옥 속의 옥졸들의

자기에 대한 무시무시한 저주를 듣고 벌벌 떨었다.

 

(나는 이미 하늘 세계의 영화도 사라지고, 마왕의 권위도 잃어버리고,

지옥에 떨어지지 않으면 안 될 나의 운명을 내 눈으로 똑똑히 보았다.

 

옥졸들은 떨어져 내려오는 나를 기다리다 못해 혈안이 되어 찾고 있다.

무엇으로 이 괴로움을 면할 수가 있겠는가.

나는 오직 출가하여 수업승이 되는 길밖에 다른 도리가 없다.

진심으로 부처님께 원하여 수업승이 되어 이 대지옥의 괴로움을 면해 보자.)

 

그는 마음속으로 이렇게 생각하고 왕자에게 자기의 마음속을

고백하고 출가하여 도를 얻기를 원하였다.

이에 왕자는 대답하여 말하였다.

 

『맑은 마음으로 참으로 무상보리의 원을 일으켰거든 출가하시오.

머리는 깎고, 옷을 물들인 것만으로서는 출가라고 할 수 는 없오.

출가할 사람이 닦아야 할 법을 닦고 나서 출가하시오.

 

이 불도 안에서는 나나 나의 소음에 집착하거나 또 대경(對境)에 대하여

분별하거나 하는 사람은 출가라고는 할 수 없오.

당신이 진실로 무상 보리심을 일으켰거든 마음으로 이렇게 생각하시오.

 

지옥이란 무엇이냐, 지옥이란 실제로 있는 것이냐 없는 것이냐.

이렇게 추구해 나가면 결국 지옥은 꼭 있다고도 없다고도 할 수 없게 됩니다.

따라서 지옥에 떨어진다 안 떨어진다 하는 것도 가공적인 것에 지나지 않게 됩니다.』

 

마왕은 왕자의 가르침을 듣고 곧 무상 보리심을 일으켜, 법의 모습을 가르쳐 준

그대로 보고 오래지 않아 진여실상(眞如實相)의 이치를 깨달을 수가 있었다.

덕명왕불은 집념 마왕에게 무상도(無上道)의 적이(記)를 주시었다.

 

왕자는 뜻하지 않게도 도중에서 마왕을 교화 인도하고 나서

부모님께로 가서 출가의 허락을 청하였다.

 

『부처님 따라 출가하려는 이몸을

부모님이여 말리지 마소서.

출가는 즐거움의 근본이요,

부처님의 찬양하는 것이외다.

세상의 낙을 구하는 사람도

하늘 위의 낙을 구하는 사람도

참된 지혜를 구하는 사람도

모두 부처님 따라 출가하시라.

옛날 보시하시고 계를 지니었기에

부모님 지금 존귀하신 것이외다.

다시 공덕의 근본을 쌓아

바로 범왕이 되시옵소서.

옛날 보시하시고 계를 지니었기에

이제 사람의 왕으로 태어 나셨오.

미래도 좋은 과보 바라시거든

현세에서 출가하시옵소서.

사람의 복된 과보 끊이지 않으면

이윽고 악도에 떨어져

스스로 무거운 죄를 짓고

오래 오래 부처님 배반하리니,

이 세상 복 다 버리고

출가하여 도를 닦으면

오래 오래 팔난 떼어 버리고

언제나 부처님 만나뵈오리.

부처님 만나 믿음 생기고

공경 존중하는 마음 일으키시어

부처님의 길 행하시면

이윽고 보리를 이룩하리라.

모든 난 다 떼어 버리려면

나쁜 지식을 피할지이다.

많은 무리 낙을 얻으려거든

나와 함께 출가하시라.

어떠한 하늘의 마귀도

어떠한 몹쓸 용(龍)도

출가하기 원하는 나를

방해하지는 못하리니

방해를 감히 하는 자는

스스로 죄업을 짓는 것뿐.

큰힘 지닌 코끼리왕은

사슬도 매어 놓지 못하나니

나 또한 코끼리왕 같이

어떠한 장애 있더라도

사랑의 고삐 끊어 버리고

반드시 출가하리라.』

 

부모께서는 왕자의 말을 듣고, 깊이 그 덕을 공경하고, 아무 말 없이 출가를 허락하였다.

왕자는 부모께 절하고 부처님께로 가서 출가의 뜻을 성취하였다.

 

왕자의 출가에 감동되어 많은 사람들이 왕자를 따라 출가하였다.

이 소리를 듣고 왕자의 아버지도 나라도 버리고 많은 신하들과 함께 왕자를 따라 출가하였다.

 

이어서 왕자의 어머니도 왕의 출가에 자극되어 많은 시녀들과 함께 왕자를 따라 출가하였다고 한다.

그 때의 왕자의 아버지는 지금의 석가모니이시다. 왕자는 지금의 견의보살(堅意菩薩)이다.

집념 마왕은 과거의 구산제불(拘珊提佛)이다.

관련 경전 : 불설화수경(佛說手經)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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