깊은 겨울을 예견하듯 언제부터인가 나뭇잎들이 산 속 절에 깊게 내리고 있다. 휑휑한 나뭇가지 틈새로 아직도 채 생명을 저버리지 못한 나뭇잎이 하나 둘 겨우 매달려 바람에 흔들리고, "쏴아아' 하는 산의 신음소리가 풍경소리보다 더욱 깊게 절 주위를 휘돌아가곤 한다. 쓸어낼 엄두조차 내지 못하고 망연히 낙엽 위에 서서 임행자는 "아아아--!" 하고 소리를 내어보았다. 그 소리에 놀란 듯, 여기저기에서 몇 남지 않은 나뭇잎이 후드득 떨어져 내린다. 가지에서 떨어져 나와 나뭇잎이 땅에 닿는 순간까지 그이는 집요하게 지켜보았다. 그러자 이런 생각이 떠올랐다. '이렇게 다 떨어져버린 잎들이 겨울 동안 흔적도 없이 사라지고 봄이 되면 다시 생겨나서 겨울엔 떨어져 흔적도 없이 사라지고, 또 생기고...... 참말 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