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05 198

돌고 도는 세상에서

깊은 겨울을 예견하듯 언제부터인가 나뭇잎들이 산 속 절에 깊게 내리고 있다. 휑휑한 나뭇가지 틈새로 아직도 채 생명을 저버리지 못한 나뭇잎이 하나 둘 겨우 매달려 바람에 흔들리고, "쏴아아' 하는 산의 신음소리가 풍경소리보다 더욱 깊게 절 주위를 휘돌아가곤 한다. 쓸어낼 엄두조차 내지 못하고 망연히 낙엽 위에 서서 임행자는 "아아아--!" 하고 소리를 내어보았다. 그 소리에 놀란 듯, 여기저기에서 몇 남지 않은 나뭇잎이 후드득 떨어져 내린다. 가지에서 떨어져 나와 나뭇잎이 땅에 닿는 순간까지 그이는 집요하게 지켜보았다. 그러자 이런 생각이 떠올랐다. '이렇게 다 떨어져버린 잎들이 겨울 동안 흔적도 없이 사라지고 봄이 되면 다시 생겨나서 겨울엔 떨어져 흔적도 없이 사라지고, 또 생기고...... 참말 알 ..

명의와 긍의자식들

석존께서 사밧티국의 기원정사에서 많은 사람들을 모아 놓고 설법하고 계셨을 때의 일이다. 어느 곳에 천하 명의가 한 사람 있었다. 그는 매우 총명하고 맥도 잘 짚고 약방 문에도 능하여 모든 난치병을 잘 고쳤다. 그리고 아버지로서의 그는 자복자(子福者)여서 많은 자식들이 있었다. 어느날 그는 용무가 있어서 외국엘 갔다. 그런데 그가 집에 없는 동안 아이들이 잘못하여 독약을 먹고서 큰 소동이 났다. 그러나 다행히도 그 때 마침 아버지가 돌아왔다. 독약을 먹은 아이들 중에는 정신 이상을 일으킨 아이도 있었고 좀 괜찮은 아이도 있었다. 그들은 아버지가 돌아온 것을 보고 대단히 기뻐하며, 『마침 잘 돌아 오셨습니다. 저희들이 어리석은 탓으로 독약을 잘못 먹고 큰 고통을 받고 있습니다. 저희들을 살려주십시오.』 명의..

백 근의 살점과 한 개의 머리

어느 나라에 성품이 거칠고 무자비한 왕이 있었다. 어느 날, 한 사람의 죄인이 왕 앞으로 끌려와 형벌을 당하였다. 왕은 죄인의 죄를 신문한 다음 몹시 화를 내며 신하들에게 말했다. "이 죄인의 등골뼈에 있는 살 다섯 근을 베어내라." 그런 다음 왕은 그 죄인을 감옥에 집어넣도록 했다. 살점을 떼어낸 죄수는 감옥에 있으면서 몹시 고통스러워했다. 이윽고 그의 비명 소리가 궁궐에 메이리치자 왕은 견딜 수가 없었다. 왕은 죄인 다시 불러내어 말했다. "네가 고통스러운 것은 죄를 지었기 때문이다. 왜 죄를 지었는가?" 죄수가 대답하였다. "정말로 제가 저지른 일이 아닙니다." 왕은 그를 다시 신문했다. 신문이 계속되자 잡혀온 죄수가 결백하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왕은 엉뚱한 사람에게 형벌을 가한 것이 부끄러웠다. ..

몸의 하드웨어 ‘뇌’ 관리법

아무리 체력이 좋다 한들, 우리 뇌가 건강하지 않으면 아무 소용이 없습니다. 점점 다가오는 우리의 노후를 위해서 뇌에 좋은 것들을 섭취하며 관리가 필요한데요, 오늘은 두뇌 건강을 위한 음식을 소개해드리겠습니다. ▲ 호두 불포화지방산이 풍부하게 함유된 호두에는 뇌 신경 세포의 파괴를 막고, 뇌 신경 세포를 성장시키며, 인지능력 및 기억력 향상에 도움을 줍니다. ▲ 굴 바다의 우유라 불리는 굴에는 비타민B, DHA, 아미노산 등이 풍부하게 함유된 뇌에 좋은 음식입니다. ▲ 검은깨 레시틴 성분이 풍부하게 함유되어 있어 뇌 기능을 활성화해주며, 건망증 및 기억력 향상과 치매 예방에 많은 도움을 줍니다. ▲ 연어 연어에 풍부하게 함유된 오메가3는 건망증을 완화하고 기억력과 뇌 기능을 향상시켜주는 뇌에 좋은 음식으..

대화의 중요성

미국의 사회개혁가이자 평화운동가이며 미국 여성 최초의 노벨 평화상 수상자인 제임 아담스는 평생을 가난한 사람들을 위해 살았습니다. 그녀는 북아메리카 최초의 사회복지기관인 ‘헐 하우스’를 건립해 여성과 이민자 등 약자들의 권익을 위해 싸웠습니다. 또한 단순히 빈민들의 먹고사는 문제뿐만 아니라 행복을 위해서도 많은 관심과 노력을 기울였습니다. 특히 아동을 위한 교육과 환경을 위해서 아동 노동 폐지 등에도 힘쓰며 가정 내 교육에 대한 중요성을 잘 알고 있기에 다음과 같이 말했습니다. “가게를 한 시간 늦게 열더라도 자녀와 대화하십시오. 오븐 속 음식이 타는 것보다, 가게 문을 일찍 열어 수입이 조금 더 느는 것보다 중요한 것은 바로 자녀와의 대화입니다.” 취약 계층 가정은 부유층에 비해 삶의 여유가 없고, 그..

무릇

5월 31일ㅣ오늘의 꽃 이 름 : 무릇(Scilla) 학 명 : Scilla scilloides 과 명 : 백합과 분 포 : 아시아 동북부의 온대에서 아열대까지 서 식 : 약간 습기가 있는 들판 크 기 : 높이 20∼50cm 개 화 : 7∼9월 꽃 말 : 강한 자제력 Strong self-control) 약간 습기가 있는 들판에서 무성하게 자란다. 줄기는 곧게 서며, 높이 20∼50cm이다. 땅속에 길이 2∼3cm의 달걀모양의 둥근 형태의 비늘줄기가 있고, 잎은 봄과 가을에 2개씩 나온다. 꽃은 7∼9월에 피고 길이 20∼50cm의 꽃줄기가 나와 끝에 길이 4∼7cm의 총상꽃차례가 발달한다. 꽃은 연한 홍자색이고 화피갈래조각과 수술은 각각 6개이며 암술은 1개이다. 씨방은 타원형이고 잔털이 3줄로 돋아 ..

불구대천지원수ㅣ不俱戴天之怨讐

○ 반드시 죽여야만 하는 철천지원수를 비유 ○ 不(아니 불) 俱(함께 구) 戴(머리에 일 대) 天(하늘 천) 之(어조사 지) 怨(원망할 원) 讐(원수 수) 불구대천지수(不俱戴天之讐)·불공대천지수(不共戴天之讐)라고도 한다. 또 준말로 대천지수(戴天之讐)·불공대천(不共戴天)이라고도 한다. 《예기(禮記)》 〈곡례편(曲禮篇)〉에 나오는 말이며, 《맹자(孟子)》〈盡心篇(진심편)〉에도 이와 유사한 내용의 말이 나온다. 하늘을 같이 이지 못할 원수라는 뜻의 이 말은 이 세상에서 같이 살 수 없을 만큼의 큰 원한을 비유하여 이르는 말이다. 원래는 ‘아버지의 원수’를 가리키는 말인데, 오늘날 이 말은 아버지의 원수에 한하지 않고 ‘더불어 살 수 없을 정도로 미운 놈’이란 뜻으로 쓰이기도 한다. 《예기》 〈곡례편〉에 다음..

고사 성어 2022.05.31

괴로워도, 슬퍼도

이른 아침 툇마루 끝에 나와 선 맨발의 감촉이 자꾸만 달라져간다. 싸늘하게 전해져 오르는 선선함이 임행자의 빡빡 깍은 머리 끝까지 타고 오는 듯싶다. 저 높이로 둥실 떠오르는 파란 하늘하며, 산 속 나무들의 색깔이 비현실적으로 선명하게 보인다. '그래, 바로 작년 이맘때쯤일 거야! 유난히 높고 파란 하늘 아래 총총하게 들어찬 나무들 사이로 웃음을 흩날리며 함께 뛰어다니던 그 친구들. 야생밤나무 밑에서 그 까칠한 밤송이들이 머리 위로 떨어져도, 아픈 줄도 모르고 흔들어 따먹던 밤의 아릿한 맛. 집에서는 한창 추석 음식준비로 분주하고 어머님이 사오신 때때옷이 장롱 속에 들어 있고, 아! 무엇 하나 부족함이 없었던 그 시절. 뒷집 은철이는 머리에 이가 너무 들끓어 머리를 빡빡 깍아버려 모두들 까까중이라고 많이..

먼저 법을 얻으라

석존께서 사위국의 기원정사에서 많은 사람을 모아 놓고 설법을 하고 계셨을 때의 일이다. 바라나시국에 히도케이라고 하는 지혜가 뛰어난 신자가 있었다. 그는 항상 국왕을 도와 주기 위하여 도법(道法)으로 일을 처리했다. 왕도 군신도 또한 자연히 이 히도케이의 감화를 받아 모두 잘 선법(善法)을 닦아서 상하의 신망은 히도케이의 일신에 모였다. 이때 메이소 용왕(龍王)도 또한 누차 그의 집을 왕래하여 그의 가르침을 받고 이었다. 그런데, 용왕의 처는 남편이 자주 집을 비우고 나들이하는 것을 나쁘게 억측하여 질투를 일으키고, 어떻게 하든 히도케이를 죽이고 그의 피를 마시고 싶다고 그녀는 무시무시한 야망을 품고 남몰래 그 기회가 오기를 기다리고 있었다. 때마침, 전부터 이 용왕 부부와 친한 사이인 야차귀(野叉鬼)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