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밭 ~ 행복한가

서투르지만 밝게, 미달한 사람처럼 살자

갓바위 2023. 8. 14. 09:42

속도를 늦추었다

세상이 넓어졌다

속도를 더 늦추었다

세상이 더 넓어졌다

아예 서 버렸다

세상이 환해졌다

-유자효 시, <속도>

 

천천히 가면 세계는 달리 보입니다.

긴장을 조금 풀면 시야가 넓어집니다.

무엇이든 넉넉해지고 남음이 있게 되죠.

느긋하고 차분하고 너그럽게 됩니다.

시간을 더 오래 즐기게 됩니다.

 

속달 우편처럼 살 일 없습니다. 고삐를 늦추어 잡고,

세상에 곁을 두고서, 친밀감을 표현하면서 살 일입니다.

시간의 책장을 한 장씩 살피며 넘기듯이 살아야겠습니다.

어떤 기준에 뒤떨어지거나 못한 것을 거들어 주고 곁부축하면서.

걷듯이, 곡선처럼, 미달한 사람처럼,

서투르지만 밝게, 적고 부족하게 살아야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