卍 불교 교리 강좌

달은 바람에 흔들리지 않는다

갓바위 2023. 9. 10. 08:16

 

 

달은 바람에 흔들리지 않는다

 

'수급불류월水急不流月' 이라는 말도 있다.

맑은 물이 시원스레 흐르고 있다. 그 위에 달그림자가 떠 있다.

물살이 급해서 그림자가 산산조각이 나기도 하지만,

그러다가도 다시 둥근 달로 되돌아간다. 빠르고 거친 물살이

달그림자를 이리저리 흔들어도 달은 한 치도 떠내려가지 않고 그 자리에 있다.

 

달그림자는 사나이의 신념이라고 생각해도 좋다. 신념은 한번 마음

먹으면 절대로 바뀌지도 않고 어떠한 역류를 만나도 굽히지 않는다.

모든 것이 어지럽게 변해 가고 있는 세상이다. 그러나 진리는 변하지 않는다.

 

사람의 신념도 세류를 따라 흔들려서는 안 된다.

비록 때로는 흔들리는 것처럼 보일지라도 줏대만은 흔들리지 말아야 한다.

'풍취부동천변월風吹不動天邊月' 이라는 선어도 있다.

바람이 아무리 불어도 달은 흔들리지 않는다는 뜻이다.

 

'월낙불리천月落不離天' 이라는 선어도 있다.

달은 매일같이 동쪽에서 떠오르고 서쪽으로 진다.

그러나 달이 지평선 밑으로 떨어진다고 해서 하늘을 떠난 것은 아니다.

 

달은 늘 불변이다. 진실도 불변이다.

그것이 보이지 않는 것은 우리의 마음이 움직이고 있기 때문이다.

비슷한 선어에 '산고월상지山高月上遲' 라는 말이 있다.

 

밤하늘의 달은 높은 산을 행해 올라간다.

산이 높으면 달이 뜨는 것도 더디다.

마치 거북이 걸음처럼 느려 언제 보아도 그 자리에 머물러 있는 것만 같다.

 

그런 달이 어느 사이엔가 산 위에 떠올라 있다. 대기만성이 이와 같다.

그리고 높은 산 위로 떠오른 달은 오래도록 교교히 빛난다.

나의 선어 99 홍사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