卍 불교 교리 강좌
도를 가지고 본다면 모든 것에 귀천이 없다
갓바위
2023. 9. 16. 08:17
도를 가지고 본다면 모든 것에 귀천이 없다
여기서 장자가 말하는 도를 어떤 근본적인 철리哲理라고 생각하지 말고,
그냥 우주의 법칙이라든가 존재 이유라고 생각하면 될 것이다.
존재하는 모든 것이 도이며, 모든 것에 이理가 깃들어 있다.
인간이나 벌레나 말똥이나 모두 제각기의 '이理'를 가지고 있다.
도란 인간이라고 해서 특별히 존경하지도 않거니와
벌레의 새끼라고 해서 천하게 보지도 않는다.
『장자』의 「추수」편에는 또 '도'를 가지고 본다면
모든 것에 귀천이 없다'는 말도 나온다.
'인간은 소와 돼지를 먹고, 사슴은 들판의 풀을 뜯어먹고,
지네는 뱀을 달게 여기며, 솔개와 새는 쥐를 좋아한다.
이 네 가지는 모두 올바른 맛을 알고 있다.
편저徧猪라는 추한 원숭이는 암컷 원숭이를 좋아하고
미糜라는 큰 사슴은 사슴과 더불어 교미하고 미꾸라지는 물고기와 더불어 논다.
사람들은 여희麗姬를 미인이라고 말하지만 물고기가 그녀를 본다면 겁에 질려서
물 속 깊이 숨어들 것이며, 새는 높이 날아가고, 사슴은 도망쳐 달릴 것이다.
이 가운데 어느 것이 올바를 아름다움을 알고 있다고 할 수 있겠는가?'
'물고기가 깊이 숨고 새는 높이 날아간다'는 위의 구절에서
아름다운 미인을 뜻하는 '침어낙인沈魚落雁'이라는 말이 나왔다.
그러나 여기서는 인간에게는 미인으로 보이는 것이라 해도
물고기와 새에게는 단지 두려움의 존재일 뿐이라는 뜻으로 쓰이고 있다.
나의 선어 99 홍사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