卍 불교 교리 강좌

문을 열어 두어라

갓바위 2023. 11. 27. 08:59

 

문을 열어 두어라

옛날 어느 마을에 어린 아들과 함께 외로이 사는 홀아비가 있었습니다.

어느 날 홀아비가 장에 갔다 돌아와 보니

도적떼의 습격을 받은 마을은 온통 불에 타 폐허가 되어 있었습니다.

 

홀아비는 불 타 무너진 집에서 숯검정이 된 시신을 한 구 발견했습니다.

그리고는 아무런 의심도 없이 당연히 아들일 것이라는 생각으로 정성스럽게

화장을 하였습니다. 유골을 수습해 가슴속에 간직한 홀아비는

늘 아들을 그리워하며 눈물로 세월을 보냈습니다.

 

그런데 아들은 몇 년 후 도적떼의 소굴에서 도망쳐,

옛 집터에 세워진 초막문을 드드리며 아버지를 불렀습니다.

아들은 죽은 것이 아니라 납치되었던 것입니다.

 

그러나 아들이 죽었다는 생각에사로잡힌 아버지는 끝내 문을열어주지 않았습니다.

부처님께선 이와 같은 이야기를 들려주신 후, 다음과 같이 말씀하셨습니다.

"언제나 자기 편리에 따라, 어떤 것만을 진리로 받아들이고 그것에

너무 매달리면, 참 진리가 찾아와 문을 드드려도 문을 열지 않을 것이다."

귀로 보고 눈으로 듣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