갓바위 2023. 12. 31. 10:20

 

몽중몽夢中夢

"주인이 나그네에 꿈을 이야기하고

나그네도 주인에게 꿈을 이야기하네.

지금 꿈 이야기를 나누는 두 나그네여!

꿈속에서 꿈 이야기 하고 있구나."

불자들뿐 아니라 일반에도 널리 회자되는

서산스님의 삼몽사(三夢詞)라는 게송입니다.

 

길을 가다 주막집 툇마루에 앉아 쉬시던 서산스님께서 방안에서

들여오는 두 사람의 꿈 이야기를 듣고 지은 즉흥시 삼몽사.

주인과 객 두 사람이 각각 자신의 꿈 이야기를 나누는 그 자체

또한 꿈속의 일이라는 서산스님의 사자후에 정신이 번쩍 듭니다.

 

꿈을 꾸고 있는 것은 아닌가 하고 자신을 돌아보는 것, 그리고 자신은 꿈에서

깨어났다는 견해를 짓는 것은 현실일가요? 꿈일까요? 아니면 꿈속의 꿈일까요?

어떻게 해야 달콤한 꿈을 꾸려는 길몽에서 깨어날 수 있을까요?

 

어찌 해야만 고통스럽고 괴로운 꿈을 두려워하는 흉몽에서 깨어날 수 있을까요?

전도몽상을 멀리 여의고 꿈에서 깨어났다는 가장 지독하고 깊은

꿈속에서 벗어나기 위해선 어찌 해야 할가요?

 

어떻게 하면 꿈과 현실이 둘 아닌 무안이비설신의(無眼耳鼻舌身意),

무생성향미촉법(無色聲香味觸法)의 불국정토에 태어날 수 있을까요?

귀고 보고 눈으로 듣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