卍 불교 교리 강좌

짐승과 반대로 살기

갓바위 2024. 1. 11. 09:50

 

짐승과 반대로 살기

계율과 승가

지구상에 인류가 출현한 지 200만년이 넘었다고 하지만

수천 년 전까지 인간 사회는 짐승의 사회와 크게 다를 게 없었다.

힘에 의해서 구성원의 신분과 서열이 정해졌다.

 

다만 짐승과 다른 것은 힘의 우열을 판가름하는 도구가

이빨과 발톱이 아니라 칼과 창 같은 무기로 대체되었다는 점일 뿐이었다.

과거의 인류나 짐승의 행동방식을 불교의 행동규범과 비교해 보면

부처님 가르침의 취지가 분명하게 드러난다.

 

불교의 행동규법을 계율(戒律)이라고 부른다. 계(Sila)는 출가자와

재가자 모두에게 해당하는 지침으로 윤리(Ethics)와 비교되고, 율(Vinaya)은

출가하신 스님들이 지켜야 할 승가의 규칙으로 법(Law)에 대배된다.

 

계는 선행과 악행을 가르는 기준인데 누가 보건 안 보건 계에 어긋난

행동을 하게되면, 인과응보의 이치에 따라 괴로운 과보를 받게 되고,

계를 잘 지키면서 살면 즐거운 과보를 받는다.

 

율은 계의 취지에 입각하여 제정된 수많은 조항들로 이루어져 있는데,

율을 어길 경우 마치 재판과정과 같은 갈마(羯磨)의식을 통해서 승단의

처벌도 받는다. 재가불자가 수지하는 5계나 10선계는 모두 계에 해당하고,

출가 후 비구스님이 되기 위해서 받는 250계나

비구니스님의 348계는 모두 율의 조항들이다.

 

이런 계와 율 가운데 가장 간단한 지침인 5계는 "살생하지 말라!",

"도둑질하지 말라!", "삿된 음행하지 말라!", "거짓말하지 말라!",

"술 마시지 말라!"의 다섯 가지로 이루어져 있다.

 

'거짓말'과 '음주'는 짐승과 무관하기에 제외시키고, 앞의 세 가지

조항만 짐승의 행태와 비교해 보아도 불교의 본질을 쉽게 알 수 잇다.

 

싸움과 살생에 가장 뛰어난 사자가 '라이온 킹'이 되고, 남이 잡아 놓은

먹이를 훔치고 빼았는 데 능숙한 하이에나가 자기 새끼를 가장 잘 양육하며,

순록이나 사자 등의 예에서 보듯이 가능한 한 많은

암컷을 거느리면서 음행을 하는 놈이 최고의 수컷이다.

 

짐승의 삶은 그야말로 살생과 도둑질, 그리고 음행으로 점철되어 있다.

겉모습은 인간으로 치장을 하고 있어도 그 속내는 이런 짐승과 다를 게

없는 사람, 어쩌면 이보다 더 심한 사람도 적지 않을 것이다.

 

부처님께서는 이런 짐승들과 완전히 반대로 살아가라고 가르치셨다.

살생하지 말라! 도둑질하지 말라! 삿된 음행하지 말라! 거짓말하지 말라!

술마시지 말라! 그리고 약육강식의 밀림과 다름 없던

비정한 인간 사회에 '승가'라는 오아시스를 만드셨다.

 

짐승의 사회나 원시의 인간사회에서는 무력의 세기에 의해 서열이 정해진다.

권력이나 금력 역시 무력의 변형에 다름 아니다.

무력, 권력, 금력과 같은힘에 의해서 서열을 매기는 사회에서는 모두가불행하다.

 

최정상의 1인 외에는 모두 자신보다 힘이 강한 자의 위세에 눌려 살아야 하고,

그 최정상의 1인도 영원히 그 지위에 있을 수는 없기 때문이다.

 

그러나 승가 사회에서는 힘이아니라 덕망에 의해서 그 구성원의 서열이 정해진다.

승가에서는 가장자비롭고, 검소하고, 지혜롭고, 겸손한수행자를 최정상에 모신다.

 

이런 덕목들에 의해 서열을매기는 사회에서는 그구성원 모두가 편안하고행복하다.

그 누구든 나보다 상위에 있는 사람이 나보다 자비롭고 지혜롭고,

검소하고, 겸손하기 때문이다. 세속에서 상처받고 지친 사람들에게

이러한 승가의 모습은 큰 위안을 준다. 쉼터가 된다.

 

의지처가 된다. 자유방임주의의 바람이 다시 불기 시작한

지금의 이 시대, '무력을 대체한 금력'이 지배하는 밀림과 같은

이 시대 우리 사회에서 승가의 역활이 더욱 절실하다.

김성철 교수의 불교 하는 사람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