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충칭(重慶)시에서 한 남성이 딸과 아들을 연이어 잃은
슬픔을 이기지 못하고 6년 전 사망한 아들의 시신을
냉장고에 넣어 보관해 두었다.
지난 26일(현지시간) 충칭완바오(重慶晩報)에 따르면
충칭시 카이(開)현의 한 시골 마을에 사는 톈쉐밍(田學明·60)은
6년 전 사망한 아들 톈친위안(田秦遠)을 매장하는 대신
시신을 집안의 냉장고에 넣어 보관해 오다 적발됐다.
톈쉐밍이 이 같은 사실을 특별히 숨기지 않아 이 작은 마을에
사는 주민들은 톈씨 가족의 이 섬뜩한 비밀(?)을 누구나 알고
있었다.
이 마을 한가운데 흰색의 3층 건물이 바로 톈의 집이다.
건물 2층은 톈쉐밍과 그의 아내가 살고, 3층은 숨진 딸과
아들이 살던 곳으로 지금 비어 있다.
1층의 한 모퉁이에는 낡은 냉장고 한 대가 놓여 있는데 아들의
시신이 바로 이 냉장고 안에 들어 있었다.
톈은 냉장고 안에 있는 아들(시신)은 살아 있을 때와 똑같고,
아들은 자신들의 곁을 떠나지 않는 것 같다고 말했다.
성인 시신을 담기에는 작고 비좁은 이 냉장고는 4장의 벽돌로
짓눌려 있고 벽돌을 치우면 냉장고 문은 튕기듯 열렸다.
그 틈으로 쪼그리고 앉아 있는 아들 시신이 보였다.
충칭완바오와의 인터뷰에서 이 남성은 자신에게도
행복한 시절이 있었다고 추억했다.
지난 1979년 다른 지역에서 이곳으로 온 톈은 이 지역 출신
여성 양훙잉(楊紅英)을 만나 결혼했고,
양씨 집안의 데릴사위가 됐다. 결혼 후 부지런하고
손재주가 뛰어난 덕분에 살림이 피기 시작했고,
1982년과 1987년 딸 톈잉잉(田塋塋)과 아들이 태어났다.
그러나 행복한 나날을 오래가지 못했고 악몽같은 불행들이
연이어 찾아왔다. 1997년 어느날 당시 15세인 딸 잉잉은
점심시간 학교에서 돌아와 아빠가 손님을 접대하는 것을 보고,
시장에 채소를 사러 나갔다가 더위를 먹고 숨졌다.
딸을 잃은 슬픔은 컸지만 아들이 남아 있었기 때문에
부부는 다시 용기를 내 살았다.
아들은 부모의 기대에 어긋나지 않게 지난 2005년
다른 지역에 있는 대학에 붙였다.
그러던 지난 2006년 3월 대학을 다니던 아들은 집에 전화를 걸어
"연일 고열이 났고 건강에 이상이 생긴 것 같다며
집에 돌아가고 싶다"고 말했다.
약 한 달 뒤 집에 돌아온 아들을 데리고 큰 병원에 가 진찰을
받은 결과 청천벽력같은 소리를 들었다.
의사들은 아들이 백혈병에 걸렸고,
이미 말기에 접어들었다고 전했다.
결국 그해 7월7일 백혈병에 걸린 아들도 숨을 거뒀다.
부부는 유일한 삶의 희망을 잃은 충격에서 헤어나지 못하고
아들의 장례식을 치르는 대신 아들을 곁에 남겨두기
위해 이 같은 방법을 선택했다.
여러 친지는 아들 시신을 매장하고 떠나보내라고 권고했지만
부부의 고집을 꺾지는 못했다.
톈은 "이 같은 방법이 잘못된 것일 수 있지만 자녀를 잃는
고통을 두 번이나 겪은 자신의 아픔은 당해보지 못한 사람은
이해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
마을 주민 역시 이들 부부를 동정하고 이해하고 있지만
이들의 방식에 대해서는 불편해 하고 있다.
이에 대해 톈은 "다른 사람들이 불편해 하는 것을 알고 있지만
다른 방법이 없다"며 "이런 방법으로만
아들 얼굴을 보고 싶을 때 한 번이라도 더 볼 수 있고,
이는 아들을 사랑하는 자신의 방식"이라고 주장했다.
부부는 늙어서 더는 아들 시신을 보관할 수 없을 때
냉장고에서 꺼내 떠나보낼 예정이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