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적과 소녀
어떤 산골에 아리따운 소녀가 살고 있었다.
도적이 처들어 온다는 말에 마을 사람들 모두 도망갔지만
소녀만은 도망가지 않고 문을 활짝 열어놓고 도적들을 기다렸다.
모든 사람이 다 도망갔는데 여인이 혼자 도망가지 않자
도둑대장이 의아해 하면 물었더니 연약한 여인이 갈데가
어디 있냐면서 악의가 없는 마음을 보여주었다.
대장이 물이 먹고 싶다고 하니 참으로 착한 마음씨로
물을 떠다주자 대장이 매우 마음에 들어하며
동생과 같다 했더니 여인도 대장처럼
힘세고 잘생긴 오빠가 있으면 좋겠다 하였다.
그때부터 둘은 남매가 되었고 그 마을에는
다시는 도둑이 들지 않는 평화로운 마을이 되었다.
도둑들도 크게 뉘우치고 그의 말과 같이 그들이
사는 산골을 널리 개간하여
만인을 주제하는 만덕(萬德)을 건설하였다.
[설화내용]
어떤 산골에 아리따운 소녀가 살고 있었다.
마을은 그리 크지 않으나 천연의 요새가 평화를
유지할 수 있도록 모든 조건이 잘 갖추어져 있었다.
그런데 언제부터인가 모르게 산적 떼들이
그로부터 멀지 않은 곳에 자리 잡아 종종 찾아드는데
처음에는 그래도 양심을 가지고 물건만 빼앗아
갈 정도였는데, 차차 포악하여져서 사람까지
해치는 일이 종종 생기게 되었다.
하루는 산적이 온다는 소문이 쫘악 퍼져
마을 사람들은 씨도 남지 않고 모두 다 도망쳤다.
오직 그 어여쁜 아가씨 한 사람만이 문을
활짝 열어놓고, 방 한가운데서 오똑히 서서
도둑들이 오기만을 기다리고 있었다.
야밤이 되어 급기야 산적들이 나타났다.
「야, 문이 열려 있다?」한편 의아하게
생각하면서도 한편 거침없이 안으로 쑥 들어갔다.
선봉으로 들어서서 안방으로 들어간 사람이
「얏!」하고 소리했다.「무엇이냐?」대장이 묻자
「사람의 그림자가 있습니다.」여러 도적들이
그리로 모여 창, 칼을 들고 기습 태세를 갖추었다.
그때, 아무말 없이 두 눈에서
광명을 발하는 어여쁜 소녀가 나타났다.
「너는 누구냐?」
「나는 이 집의 주인입니다.」
「모든 사람들이 다 도망했는데 어하여 너만 남아 있느냐?」
「연약한 여인이 도망치면 어디로 갈 것입니까?」
「딴은 그렇겠다.」
도둑놈 대장은 잠시 마음을 안정시키고
여인을 처다 보았다. 전혀 악의가 없었다.
워낙 흥분된 마음으로
거리를 달려 왔으므로 목이 말랐다.
「물 좀 먹었으면 좋겠다.」
때가 왔다는 듯 처녀는 부엌에 들어가 물을 떠왔다.
그리고 촛불을 켜서 그의 앞에서
그 물을 유심히 들여다보았다.
「뭘 그렇게 보고 있느냐?」
「캄캄한 곳에서 퍼 왔기 때문에 혹 머리칼이나
먼지가 뜨지 않았나 해서 살펴봅니다.」
저윽이 안심이 되었다. 참으로 착한 여자였다.
「참으로 고맙다. 마치 나의 동생과 같구나?」
「나도 대장님과 같이 힘이 세고
잘생긴 오빠가 있었으면 했습니다.」
「그럼 오늘부터 내 동생을 삼겠다.」
「그렇다면 오빠는 나의 부모님처럼 우리들에게
공포심을 일으키지 아니할 수 있는 오빠가 되어 주세요.」
도둑들은 모두 환호성을 올리고 감격해 하였다.
도둑놈 대장이 눈짓을 하고 나아갔다.
그로부터 그 마을에는 다시는 도둑이 나타나지
않아 옛과 같이 평화로운 마을이 되었다.
도둑놈들도 크게 뉘우치고 그의 말과 같이
그들이 사는 산골을 널리 개간하여 만인을
주제하는 만덕(萬德)을 건설하였다.
<속편 영험설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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