때는 6.25동란이 터지기 얼마 전이었습니다.
그 당시 우리나라에는 나병환자가 많이 있었는데 나라 살림은 어렵고
의료수준은 낮고 복지혜택이 적다 보니 나병환자들이
치료 받을 수 있는 병원과 시설이 없었습니다.
그러나 보니 나환자들이 집단으로 모여서 사람들의
멸시를 이겨 내며 어렵게 살아가는 형편이었습니다.
그런데 그 때 많은 나환자들이 갓바위 부처님께 기도를 드리고
병이 씻은 듯이 낫자 그 소문이 전국으로 퍼져서 한때는 나환자만 수십 명이
부처님이 계신 바위 밑에서 움막을 짓고 살게 되었습니다.
상황이 이렇게 되자 동네 사람들이 모여 의논하기를 갓바위 부처님을
그냥 모셔두었다가는 전국의 나환자가 다 모이게 될 것이니
부처님을 부수자고 결의를 하였습니다.
그래서 그 다음날 사하촌에서는 한 집에 한 명씩 남자들이 연장을 챙겨들고
동네 어귀로 모였는데 오직 두 사람만이 빈손으로 와서 동네사람들에게 애원하기를
"우리 둘은 대대로 부처님을 신봉하는 집안에서 태어났으며 우리는 부모님께서
저 위의 갓바위 부처님께 정성껏 빌어서 이 세상에 온 것이 분명한데
어찌 우리 손으로 부처님을 파괴할 수 있겠습니까?
다른 어떤 벌이라도 받으려는 각오가 되었으니
제발 부처님 몸에 손을 대지 않게 해 주십시오." 하니 동네사람들은
그 날의 경비를 두 집에서 내라 하고 그 청을 받아들였습니다.
동네 사람들이 무리를 져서 산으로 올라가 부처님 주변에서 움막을 짓고
기도하며 살던 나환자들을 두들겨 패고 내쫓으며 행패를 부리다
그 중 건장한 청년 한 명이 부처님의 머리 위로 올라가서 도끼로
부처님의 갓을 내리쳐서 부처님의 갓 한쪽이 뚝 떨어지는 순간 먹구름이 몰려와
천지가 깜깜해지고 회오리 바람이 불어왔습니다.
그 청년이 바위에 부딪치며 떨어져 다친 것은 물론입니다.
그렇게 잠깐 사이에 뇌성벽력이 치고 부처님께 행패를 부린 청년이
나동그라지니 동네사람들은 서로 눈치 볼 것도 없이 모두 혼비백산이 되어
가져갔던 연장을 산 밑으로 던지며 부처님께
앞을 다투어 빌고 도망쳐 마을로 내려왔습니다.
이 광경을 멀리서 지켜보던 나환자들은 그 후에 더욱 정성껏 기도를 드려서
수많은 분들이 부처님의 가피를 입어 병을 고쳐서 가족의 품으로 돌아갔으며
6.25동란 바로 전에는 전국에서 모인 나환자들이
백여 명이나 팔공산에 숨어 살았다고 합니다.
또 팔공산 갓바위 약사 부처님께 기도드리면 건강해지고 부자도 되고,
출세한다는 믿음으로 정성을 드려서 예전부터 자신과 자손 중에
고관대작이 많이 되니 오늘날에는 불자뿐만 아니라
전 국민이 참배하는 성지가 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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