빈천자교인ㅣ貧賤者驕人
○ 빈천한 사람이 업신여긴다
○ 貧(가난할 빈) 賤(천할 천) 者(놈 자) 驕(교만할 교) 人(사람 인)
빈천한 사람이 업신여긴다, 잃을 것이 없어 떳떳하다.
별 갖춘 것도 없는 사람이 잘난 체하며 뽐내고 건방지다면 驕慢(교만)하다고
모두들 멀리 한다. ‘대신댁 송아지 백정 무서운 줄 모른다’는 속담이 잘 말해준다.
孔子(공자)님도 ‘교만한 것보다는 차라리 빈천한 것이
낫다’고 述而(술이)편에서 경계했다.
가난하고 천한 사람(貧賤者)이 남을 업신여긴다(驕人)는
이 말은 빈천이 교만보다 낫다고 했지만 의외다.
재산도 권력도 없는 무지렁이가 남을 깔보고
교만하다면 상대할 사람이 없을 테니 말이다.
그런데 달리 아무 것도 잃을 것이 없으니
남에게 굽실거릴 것이 없다고 보면 이해할 만하다.
가진 사람은 잘 지키기 위해서라도
더욱 남을 업신여겨서는 안 된다는 의미도 포함돼 있다.
이 말은 ‘史記(사기)’나 ‘十八史略(십팔사략)’,
‘說苑(설원)’ 등 여러 곳에서 같은 이야기로 나온다.
戰國時代(전국시대) 魏(위)나라의 文侯(문후)는 이름난 학자
田子方(전자방) 등을 중용하면서 강국으로 이끌었다.
위문후의 아들 擊(격)이 中山君(중산군)으로 봉해져
부임하는 길에 낡은 수레를 타고 가는 전자방을 만났다.
격은 공손히 예를 표했으나 전자방이 그냥 지나치자 달려가 물었다.
‘부귀한 자가 사람에게 교만합니까, 빈천한 자가 교만합니까?’
전자방은 빈천한 자가 교만하다며 설명한다.
‘군주가 교만하면 사직을 보전할 수 없고, 대부가 교만하면
가문을 보존할 수 없습니다.’ 사기의 魏世家(위세가)에 실린 부분이다.
권세에 굴하지 않은 전자방은 위문후에 더욱 존경을 받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