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사 성어

채국동리하ㅣ采菊東籬下

갓바위 2023. 1. 30. 09:10

채국동리하ㅣ采菊東籬下 

 

○ 동쪽 울 밑에서 국화를 꺾어, 남산을 바라본다

○ 採(풍채 채) 菊(국화 국) 東(동녘 동) 籬(울타리 리) 下(아래 하)

 

동쪽 울 밑에서 국화(菊花)를 꺾어 들고, 멀리 남산(南山)을 바라본다라는

뜻으로,번잡(煩雜)한 세상사(世上事)를 피(避)하여 숨어 사는

은자(隱者)의 초연(超然)한 심경(心境)을 비유(比喩ㆍ譬喩)하는 말

 

春蘭秋菊(춘란추국)이라는 말이 있듯이 국화는 가을꽃이다.

四君子(사군자)의 하나로 동양취미를 대표해 고금의 시인들이 많이 예찬해왔다.

 

가까이는 ‘머언 먼 젊음의 뒤안길에서 /인제는 돌아와 거울 앞에 선/

내 누님같이 생긴 꽃’(徐廷柱/ 서정주)으로, 조선 영조 때의

‘국화야 너는 어이 삼월 동풍 다 지내고/ 落木寒天(낙목한천)에 네 홀로 피었는가/

 

아마도 傲霜孤節(오상고절, 傲는 거만할 오)은 너뿐인가 하노라’

(李鼎輔/ 이정보)란 시조로 누구에게나 애송된다.

이 시들만큼 국화를 노래한 한시의 대표 격이

 

‘采菊東籬下 悠然見南山(채국동리하 유연견남산)’이 들어있는 陶淵明

(도연명)의 ‘飮酒(음주)’란 시다. 국화를 꺾어 멀리 남산을 바라본다는 뜻은 은자의

초연한 심경을 비유하는 말이다. 采는 採와 똑같이 캐다, 꺾다라는 뜻도 있다.

 

宋(송)나라의 학자 周敦頤(주돈이, 頤는 턱 이)의 ‘愛蓮說(애련설)’에 나오는

대로 晉(진)나라 도연명이 사랑한 국화가 꽃 중의 은일자라 한 것도 이 시 이후다.

부분을 인용해 보자.

 

‘結廬在人境 而無車馬喧, 問君何能爾 心遠地自偏,

採菊東籬下 悠然見南山, 山氣日夕佳 飛鳥相與還

(결려재인경 이무거마훤, 문군하능이 심원지자편,

채국동리하 유연견남산, 산기일석가 비조상여환/

 

사람 사는 곳에 오두막을 지었지만 수레의 떠들썩한 소리 들리지 않네,

어찌 그럴 수 있냐고 그대에게 묻노니 마음이 멀어지면

사는 곳도 절로 외딴 곳이 된다네,

 

동쪽 울 밑에서 국화를 꺾어들고 아득히 저 멀리 남산을 바라보네,

산 기운은 해 저물자 더욱 아름답고 날던 새들도 서로 짝지어 돌아오네).’

廬는 농막집 려, 喧은 지껄일 훤, 爾는 너 이. 몸은 사람들이 사는 곳에 있지만

 

마음이 속세에 뜻을 두지 않았기 때문에 번거로움이 사라졌다.

세상사와 아득히 멀어진 탈속의 심경을 상징적으로 비유하는 유명한 구절이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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