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동 슬픔 ~찡한글

24년 만에 기억 되찾았지만

갓바위 2023. 7. 6. 09:46

24년 만에 기억 되찾았지만…

 

 

기억상실증에 걸려 다른 사람과 결혼한 아내.

그 아내를 결혼도 하지 않은 채 20년 이상 기다려 온 남편.

하지만 아내는 아직도 아무런 기억을 못 해 낸다.

드라마에서나 보았던 애절한 스토리가 현실에서 재연됐다.

 

제주도에 살며 2남1녀를 둔 평범한 주부였던 A(당시 34세)씨는

1981년 부산에 다니러 갔다가 추락 사고를 당해 때마침 부근을

지나던 B(당시 29세)씨에게 발견돼 목숨을 구했다.

 

사고 후유증으로 기억상실증에 빠진 A씨는 자신을 극진히 간호해준

'B씨와 결혼,남편의 고향인 강원도 영월에서 아들(20•대학생)을 낳고 살아왔다.

 

작년 말 아들이 군입대를 앞두고 호적 정리가 필요했고,

무적 상태였던 A씨의 신원을 확인해 달라고 B씨가 경찰에 요청했다.

 

지문 조회 등을 이용한 석 달여 간의 추적 끝에 경찰은 A씨가

오래전 제주도에서 결혼해 가족과 함께 살았던 것을 확인했다.

 

뿐만 아니라 제주도 서귀포시에 살고 있는 A씨의 전 남편

(65•전직 공무원)은 부인을 잃어버린 뒤 24년간 재혼도 하지 않은 채

부인을 기다려왔던 것도 밝혀졌다.

 

제주도에서 찾아온 딸(35. 당시 11세)이 24년 만에 만난 어머니 A씨에게

자신의 어린 시절 사진을 보여주며 한없이 눈물을 흘렸지만

A씨는 끝내 딸을 기억해 내지 못한 채 몹시 멋쩍어 했다고 한다.

 

딸은 “아버지가 꼭 어머니를 모셔오라고 했는데…”라며 말을 잇지 못했다.

경찰 관계자는 “A씨는 사고를 당한 것만 알고 있을 뿐, 그 이전의 일은 하나도

기억을 하지 못한다”며 “두 가족이 고통을 겪지 않기를 바랄 뿐”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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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 기사는 제주에 근무하던 임현균 기자가 17년 전인 2005년

보도한 내용이며 당사자들이 모두 생존해 있다면 A씨는 현재 75세, B씨는 70세,

A씨의 전 남편은 82세, 딸은 52세, 입대 예정이던 아들은 37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