卍 불교 교리 강좌

남을 이해하고 구제하는 동사행

갓바위 2023. 8. 26. 09:14

 

남을 이해하고 구제하는 동사행

 

어느 상품전시 전문가가 이런 이야기를 들려준 적이 있다.

어느 날 백화점의 장난감 코너로

이이를 데리고 온 어머니가 장난감을 골라주려 했다.

 

어머니는 진열대에 놓여 있는 장난감 가운데 자기가

생각하기에 아이가 좋아할 만한 장난감을 골라서 보여주었다.

그러나 아이는 어떤 장난감을 골라줘도 고개를 그떡이지 않았다.

 

이것이냐 저게 좋으냐 하며 이것저것 보여주다 지친 어머니가

"그럼 네가 좋아하는 것이 어떤 것인지 어디 한 번 골라보렴"이라고 말했다.

그 말에 갑자기 생기가 돌기 시작한 아이가

장난감을 고르려 했지만 마음대로 되지가 않았다.

 

어른들의 키에 맞게 마련된 진열장이기 때문에

어린이에게는 장난감들이 잘 보이지도 않았고 만져볼 수도 없었다.

어머니는 미련을 남긴 채 계속 뒤돌아보는 아이의 손을 잡고 다를 곳으로 갔다.

 

뒤늦게야 이런 사실을 안 백화점측이 진열장을 어린이

눈높이로 낮추어서 어린이들이 손쉽게 보고 만지고 할 수 있게 했다.

그러자 어린이 장난감 코너의 매상이 부쩍 늘게 되었다.

 

이 이야기를 들은 어느 장난감 가게 주인이

자기 가게의 진열장 높이를 낮추었다.

그러나 매상이 오히려 전보다 떨어졌다.

 

고속버스터미널 안에 있는 그 장난감 가게의 주고객은 어린이들이 아니라

어른들이다. 그런데 그 같은 점을 고려하지 않고 진열장의 높이만

낮추었기 때문에 어른들이 장난감을 고를려면 허리를 잔뜩 굽혀야 했다.

 

장난감을 사려고 들어온 어른들이 바로 그게

귀찮고 힘들어서 잠시 머뭇거리다 그냥 나가버렸던 것이다.

백화점은 불교에서 말하는 동사행同事行의 뜻에 맞게 실행한 경우이고,

고속버스터미널에 있는 장난감 가게는 동사행의 원리를 어긴 경우이다.

동사행이란 남을 이해하고 남을 구제하기 위해서 하는 행위 가운데 하나이다.

그것은 문자 그대로 상대방의 입장에 서서 상대방과 함께 생각할 수 있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추위에 떨고 있는 사람에게 담요 대신

잠옷을 주는 어리석은 행동을 하게 된다.

 

외국의 원수 부인들이 공식적인 외국나들이를 할 때면 흔히 고아원이나

유치원을 방문한다. 그 때 그녀들은 어린이들고 이야기를 나누기 위해

으레 무릎을 굽히고 쭈그려 앉는다. 엘리자베스 여왕도 예외가 아니다.

그것은 어린이의 시선과 높이를 맞추기 위해서이다.

나의 선어 99 홍사중

'卍 불교 교리 강좌' 카테고리의 다른 글

화광동진  (0) 2023.08.27
윤리 생활에 대하여  (0) 2023.08.26
감정 생활에 대하여  (0) 2023.08.25
파수공행  (0) 2023.08.25
쥐와 모기를 죽이는 것  (0) 2023.08.2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