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밭 ~ 행복한가

30대보다 능률적인 아침 만들기

갓바위 2024. 7. 16. 11:16

 

 

30대보다 능률적인 아침 만들기

 

역시 아침에 걷는 것이 좋습니다. 아침을 소중히 여기는 편이 좋습니다.

이런 생각을 하게 된 것은 지금으로부터 약 30년 전입니다.

그 전까지는 산책을 하더라도 밤에 하는 편이었죠.

 

집에서 글을 쓰다가 막히면 산책을 했습니다.

'글은 밤에 쓴다'라고 정해 놓은 '저녁형 인간'이었습니다. 그런데

언제부터인가 밤에 일하는 것이 효율적이지 않다는 생각이 들기 시작했습니다.

 

같은 생각을 하더라도 밤에 떠오르는 것과 아침에 떠오르는 것이 달랐기

때문이죠. 밤에 잠들기 전에 쓴 편지를 아침에 일어나서 읽어보면 어떻게 이런

형편없는 글을 썼는지 나 자신이 의심스러울 정도였습니다. 전날 밤에 쓰다가

막혀서 집어던졌던 글을 다음 날 아침에 다시 도전했더니 술술 쓰인 적도 있었죠.

 

이렇게 밤에 대한 의문이 강해지던 어느 날, 기쿠치 간이라는 작가가

"밤에는 글을 단 한 줄도 쓸 생각이 없다"라고 말했다는 사실을 알았습니다.

1분 1초가 아쉬울 작가가 이렇게 단언한 것입니다.

이 말에 큰 감명을 받은 나는 아침형 인간으로 달라지기로 했습니다.

그러고 나서 아침 식사 전에 일하는 것이 이렇게나 효율적이었나 하고

깜짝 놀랐습니다. 일본에서는 '아침 식사 전'이라는 말이 아침 식사 전에

처리할 수 있을 만큼 아주 간단한 일이라는 뜻의 관용어로 쓰이는데,

이것이 약간의 오해에서 비롯되지 않았나 생각합니다.

 

아침 식사 전에 일을 하면 두뇌 회전이 잘되어 일이 척척 진행되니까,

간단하지 않은 일도 남들 눈에는 간단한 일처럼 보이기

때문에 이런 의미가 된 것이 아닐까요?

 

또한 옛날에 중국의 관청은 아침에 해가뜨는 동시에 업무를 시작했다고 합니다.

'조정'이라는 말은 여기에서 유래했습니다.

요컨대 아침에 일하는 것은 옛날부터 이어져 내려온 지혜인 것입니다.

 

고맙게도 노인이 되면 아침 일찍 눈이 떠지기 때문에

아침 식사 전에 일하기도 수월해지죠.

일어나는 시각은 대체로 오전 4시 반으로, 몸 상태 가

별로 좋지 않을 때도 5시를 조금 넘길 무렵에는 일어납니다.

 

그리고 20분 정도 이불 속에서 꾸물대죠. 노인이 눈을 뜨자마자

일어나는 것은 좋지 않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사실은 이불 속에서

홀로 생각을 합니다. 아침의 사 고입니다. 이때 쓰고 있는

글의 아이디어가 번뜩이기도 합니다. 역시 아침에는 두뇌 회전이 잘 됩니다.

 

독일의 과학자인 헬름홀츠(Hermann von Helmholtz, 1821~1894)는

아침에 이불 속에서 논문을 쓴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그의 논문에는 모월 모일 아침 몇시, 침대 위에서'라고 적혀 있다고 합니다.

 

헬름홀츠를 따라 한 것은 아니지만, 나는 이것을

남몰래 '모르겐 덴켄(아침의 사고)'이라고 부르고 있습니다.

아침 식사 전은 내게 황금 시간입니다.

 

그리고 아침 산책과 아침 식사를 마친 뒤에는 또 ‘잠'을 잡니다.

선잠이 아니라 제대로 이불 속에 들어가서 잡니다. 1시간 반 정도

잠을 자고 개운하게 눈을 뜨면 다시 한 번 아침을 맞이한 기분이 됩니다.

 

하루에 두 번 개운한 기상을 맞이하니 하루가 이틀이 된 것 같은

생각이 들어 그렇게 기분이 좋을 수가 없습니다.

그리고 이번에는 아침 식사 전이 아니라 점심식사전에 일을 하러 도서관에 갑니다.

 

노년에는 노년의 생리적 리듬이 존재합니다. 그것을 황혼기의 상징으로 받아

들이는 것은 잘못입니다. 하늘의 뜻을 따른다고 생각해야 하죠. 주어진 리듬에

맞춰서 '틀'을 만들면 청년이나 장년층 못지않게 일할 수도 있습니다.

 

실제로 저녁형이었던 30대 시절보다 80세가 넘은 지금 더 많은 일을 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이것도 아침의 '틀'을 만든 덕분이죠. 늙어서 긍정적인

마음가짐을 잃지 않으려면 생활의 지혜, 발상의 전환도 필요합니다.

몸의 노화는 막을 방법이 없습니다. 그러나 지혜와 발상에

따라서는 노화에 굴복하지 않는 하루하루를 보낼 수 있다는 것을 기억해두세요.

 

출처 행복한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