卍 스님 좋은 말씀

어떤 두부 장사의 이야기

갓바위 2013. 12. 22. 06:27
 어떤 두부 장사의 이야기

절 앞에서 두부장사를 하면서 독실하게 
불교를 신행하던 부부가 살고 있었다. 
그리고 아직 시집을 가지 않은 
과년한 딸이 있었다. 
그런데 시집도 가지 않은 딸의 배가 
불러오기 시작하더니 아기를 낳았다. 
시집도 안 간 처녀가 아기를 낳자 
큰 소동이 벌어졌다. 
부모가 꾸지람을 하는 등 이웃 사람들이 
수근거리는 소동이 벌어지고 만 것이다. 
그리하여 부모님께 호된 꾸지람과 
닥달을 당한 처녀는 엉겁결에
 아기의 아빠는 바로 부모님께서 
존경하는 스님이라고 말한다. 
그런데 부모님은 평소 존경하던 
스님에게로 아기를 안고 가서 
갖은 욕설과 비방을 하면서 아기를 
책임지라고 하면서 맡겨 버리고 만다. 
스님은 아무런 대꾸도 없이,
 "아, 그렇습니까!"하고서 
아기를 장삼으로 감싸 
안으면서 받아들인다.
이 후 스님은 이웃사람들의 비난과 
욕설을 들으면서 여인들을 찾아다니면서 
젖동냥을 하여 아기를 키운다. 
그러자 평소 그렇게 믿고 존경하며 
따르던 불자들이 하나하나 절을 
멀리하면서 스님에 대한 평판도 
나빠져서 신자들이 외면하고 만다. 
그러나 스님은 그런 것에 조금도 
개의치 않고 아기를 묵묵히 키운다.
아기를 낳았던 두부가게 처녀는 양심의 
가책과 아기에 대한 모정 때문에 
고민과 번민 속에 날밤을 세우고 
괴로워하다가 마침내 아기의 
진짜 아빠는 생선가게의 
젊은 청년이라고 털어놓는다. 
이 말을 들은 부모님은
 탄식하면서 말한다.
"아, 우리가 살아계신 부처님께 
너무 큰 죄를 지었구나. 
어서 가서 스님께 용서를 빌고 
아기를 데려와야겠구나."
스님에게 달려간 가족은 용서를 
빌면서 아기를 돌려 달라고 빈다.
밭에서 일을 하고 있던 스님은 
부모의 사정이야기를 듣고 말한다.
"아, 그렇습니까!"그러면서 스님은 
아기가 놀고 있는 곳을 가르켜 보인다.
그리고 아무 일도 없었던 
것처럼 하던 일을 계속할 뿐이다.
스님은 모든 것에 초연하여 
무심(無心)하게 살아갈 뿐이다.

- 불교설화(佛敎說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