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성~ 낭송~영상시

백운 모텔/공광규/낭송 이혜정

갓바위 2014. 3. 18. 16:03

 


 

 

백운 모텔/공광규/낭송 이혜정
벌초하러 고향에 내려갔다가 먼지와 벌레가 주인이 되어버린 빈집을 나와 무량사 앞 한적한 모텔에 들었다 왠지 호젓하여 글이나 써볼까하는데 쓸쓸쓸쓸 여치가 운다 나도 금방 쓸쓸해져서 젊은 나이에 병들어 울면서 돌아가신 아버지도 생각나고 늙어서 불경을 외우다 돌아가신 어머니도 생각난다 혼자사는 이혼한 여동생을 생각하다가 목이 메는데 이름을 알수 없는 풀벌레가 또 운다 풀벌레들은 먼 옛날 이 고장 주막에서 쓸쓸히 묵고 간 시인일지도 모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