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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 상처 - 詩. 문정희 (낭송 .강진주)

갓바위 2014. 9. 30. 10:29
   가을 상처 - 詩. 문정희 (낭송 .강진주) 
 
빙초산을 뿌리며 가을이 달려들었다 
사람들은 다리를 건너며 저 아래 
강이 흐른다고 하지만       
너를 사랑해!  한 여름 폭양 아래 핀 
붉은 꽃들처럼 서로 피눈물 흘렸는데 
그 사랑 흘러서 어디로 갔을까 
사랑은 내 심장 속에 있다가 
슬며시 사라졌다 
너와 나 사이에 놓인 다리에는
지금 아무것도 없다 
상처가 쑤시어 약을 발라주려고 했지만 
내 상처에 맞는 약 또한 세상에는 없었다 
나의 몸은 가을날 범종처럼 무르익어 
바람이 조금만 두드려도 은은한 슬픔을 울었다 
빙초산을 뿌리며 가을이 달려들었다 
다리 아랜 여전히 강이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