卍 ~ 어둠속 등불

술독 속에 그림자

갓바위 2015. 5. 2. 10:34
 술독 속에 그림자  
예전에 어느 부자가 장가를 들어서 
그 아내를 끔직히 사랑하고 아끼었다.
그런데,어느날 남편이 아내에게 명하여 
부엌에 가서 포도주를 떠 오도록 하였다.
 아내는 술을 뜨기 위하여 술독 뚜껑을 열었다. 
그때,그는 술독 속에 들어있는 
한 여자를 보고 깜짝 놀랐다.
그리고 이런 생각을 하였다. 
<남편은 나 말고도 또 한사람에 여자가
 있는것을 여기에 숨겨 두었구나!>
이렇게 생각한 아내는 남편에게 대들었다.
"여보! 당신은 어디서 여자를 데려다가 독 속에 숨겨두었소?"
남편은 아내의 엉뚱한 항의에 그게 무슨 소리냐고 
하면서 술독으로 달려가 보았다.
그런데 남편은 그 속에서 여자가 아닌 
남자가 들어 있는 것을 보았다.
남편은 남편데로 노발대발 하여 아내를 꾸짖었다.
"이년아! 뻔뻔하게 어떤 놈팽이를 독 속에 숨겨두고서 
도리어 나더러 여자를 숨겼다고 하느냐?"
이렇게 시작한 싸움은 점점 격렬 하여 갔다. 
이웃사람들이 와서 싸우는 내막을 들어보고 
각기 그 문제의 술독을 들여다보았다. 
그런데 정말로 거기에 사람이 들어 있는것을 
제각기 확인 할수 있었다.
그들은 그 부부에 싸움이 싸울만도 하다면서 
여자들은 아내에 편을 들고 남자들은 남편에
 편을 들어서 싸움에 부채질까지하게되었다. 
그도 그럴것이 여자들은 그 독속에서 분명히 
여자를 보았고 남자들은 또 거기서 본것이 
분명한 남자였기 때문이었다.
이렇게 되어서 온통 동네가 떠들썩 하였을때 
마침 지나가던 한 슬기로운 사람이 
사정을 들어보고는 그것이 각기
 제그림자 라는것을 모르는 소치임을 알았다.
그는 사람들에게 이렇게 말하였다.
"여러분! 잠깐 진정들 하시요 
내가 이 독속에 사람을 밖으로 내놓겠소."
그는 돌을 들어서 그 독을 부수었다.독이 
깨어지면서 술이 쏟아져 나왔을 뿐 사람은 없었다.
그제야 사람들은 그것이 각기 제 그림자 였다는것을 알았다.
이상의 이야기는 부처님께서 비유로써 하신 말씀이다.
중생들이 다 이 몸뚱이가 거짓된 업의 
그림자인것임을 모르고 참 저의 자신으로 알아서 
거기에 애착하고 온갖 탐욕과 성냄을 일으켜서 
나쁜 업을 계속하기 때문에 생사계에 유전함이 
끊어지지 않는것도 이와 같은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