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밭 ~ 행복한가

야무지고 착한 손주

갓바위 2017. 12. 6. 07:54
야무지고 착한 손주 

오랜만에 들리는 손주는
마음 씀씀이가 야무지고 착한 아이
홀로 계시는 할머니께 안부 인사를 왔다네
“할머니 양말 좀 벗으세요”
“양말은 왜 벗으래” 엄지발가락이 
달팽이처럼 굵게 튀어나온 데를
손톱깎이로 정성 들여 깎아드리고
나머지 발톱도 단정하게 깎아드리고
발뒤꿈치며 툭 튀어나온 데 갈라지고 
굳은살을 세숫대야에 미지근한 
물을 담아서 발을 불려
깨끗이 벗겨 드린다
냉장고를 열어보고 옷장을 열어보고 
쌀독을 열어보고 집 안 구석구석을 
살피는 탐정 같은 손주! 하룻밤을 
할머니와 함께 지내고 다음 날 아침에 
“할머니 제가 아르바이트해서 
번 돈이에요 약소하지만 받으세요”
“네 엄마가 매달 주는데 아서라 
너나 써라”  “할머니! 
엄마도 엄마이지만 저는 접니다
정말 야무지고  착한 손주랍니다”
- 박정은 정리 -

피를 나눈 가족은 한 몸이 
떨어져 있는 것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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