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밭 ~ 행복한가

산타 할아버지와 슬리퍼

갓바위 2019. 12. 28. 08:35
산타 할아버지와 슬리퍼

나는 어릴 때 
산타의 존재를 믿었다
6살이 되던 해에 맞이한 
크리스마스,나는 산타 
할아버지와 인사를 나누고 
싶어 잠들지 않고 기다렸다
저녁 늦은 시간 드디어
하얀 곱슬 수염, 둥근 배, 빨간 
옷을 입은 산타 할아버지가 
큰 선물 보따리를 들고
우리 집에 오셨다
나는 너무 설레서 주신 선물도
풀어보지 않고 
산타 할아버지를 붙잡았다
그런데 나를 안아 올려 
주시는 산타 할아버지가
참 익숙하고 편안하게 
느껴져 무심코 발밑을 봤다
산타 할아버지는 빨간 옷과 
어울리지 않는 현대적 
슬리퍼를 신고 있었는데 
거기에 유치원 선생님의 
성함이 쓰여 있었다
그걸 보자마자 아 하고 깨달은 
나는아무 말 하지 않고 내려와
조용히 산타를 배웅했다
다음 해부터는 유치원 
이벤트가 바뀌었는지
산타가 오지 않았다
결국 그때 받은 실로폰은 
산타에게 받은 것 중
가장 마음에 든 선물이자
 마지막 선물이 되었다
- 행복한가 / 
편집디자이너 한도경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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