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밭 ~ 행복한가
잊고 있었다 좀처럼 전화를 하지 않는 엄마가 전화를 하셨다 “은영아! 별일 없지?” “응! 근데 엄마 뭔 일 있어? 갑자기 전화를 다 하고” “일은 무슨, 그냥 너 이번 설에 마 서방이랑 혹시 친정 먼저 올 수 있나 해서” “왜?” “아니 그냥” “안돼 시댁 가서 어머님 도와드려야 해” “어렵겠지 미안하다 엄마가 괜히 전화해서 쓸데없는 말이나 하고“ 갑작스러운 엄마의 전화가 마음에 걸려 엄마와 함께 사는 동생에게 전화를 했다 “은석아! 엄마 무슨 일 있어?” “생전 그러지 않던 분이 설에 친정 먼저 오라고 전화를 하셨어” “신경 쓰지 마! 별일 아니야” “그러지 말고, 뭔데? 말해봐” “다른 건 아니고 며칠 전에 엄마가 치매 검사를 했는데 결과가 좀 안 좋아, 그래서 그러신 걸 거야 엄마가 누나 많이 보고 싶어 해 결혼하고 10년 동안 시댁 먼저 갔음 이제 우리 집 와도 되는 거 아니야 이번에는 우리 집 먼저 와” 잊고 있었다 친정보다 시댁을 먼저 간 것이 10년이나 되었다는 것을 내가 그렇게 나쁜 딸이 었다는 것을 잊고 있었다 이번 설에는 엄마 집으로 가야겠다 엄마 집에 가서 엄마가 주무시는 온돌방에 같이 누워 밤늦도록 이야기 나누고 설날 아침에 엄마가 해주셨던 것처럼 나도 엄마를 위해 떡국을 끓여드려야겠다 - 행복한가 가족 / 서은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