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은 인간의 몸을 받았을 때
정녕 보이는 세계와 보이지 않는 세계가
더불어 있는 것이 대우주의 섭리이기
때문에 우리는 보이지 않는
반쪽 세계를 바라보고 생각하면서
복을 짓고 복을 쌓는 노력을
게을리하여서는 안됩니다.
특히 현재와 같은 인간의 몸을
지녔을 때 복을 닦아야 합니다.
경상남도 양산시의 내원사로 들어가다가
계곡을 건너지 않고 계곡을 따라 안쪽으로 가면
석불노전이라고 하는 조그마한 암자가 있습니다.
한동안 비어있던 절을 약 25년 전에 50대의
비구니 스님이 맡아서 살게 되었습니다.
그런데 그곳에는 쥐가 유난히 많이 들끓었습니다.
하루는 노전 비구니 스님이 범어사 대성암으로
갔다가 새끼 밴 고양이가 있는 것을 보고
동료 비구니 스님에게부탁을 했습니다.
"석불노전에는 쥐가 너무 많아 못살겠어요
이 고양이가 새끼를 낳거든 한 마리만 줘요"
마침내 고양이가 새끼를 낳자 한 마리를
얻어와서 수건으로 새끼고양이의 요와 이불을
만들어 발치의 따뜻한 곳에재웠습니다.
그날 밤 스님은 꿈을 꾸었는데 고양이가
누운 자리에 초라한 할머니가 서서
하소연을 하는 것이었습니다.
"스님,나 좀 잘 거두워져요.
범어사 밑의 남산동에 살았는데 집안이
가난하여 남의 눈을 속이다가 이렇게
되었어요.날 좀 가두어 줘요"
스님은 꿈인 줄 모르고
꿈 속에서 고양이 걱정을 했습니다.
'저 자리는 우리 고양이가 자던 곳인데..
아이구,저 할머니가 우리 고양이를 안 밟았는가?'
놀라서 깨어나 보니 할머니가 서 있었던
자리에는 고양이가 여전히 자고 있었습니다.
다음 날 석불노전 스님은 대성암으로 가서
꿈에 나타난 할머니의 모습을 이야기했습니다.
그러자 대성암에 있던
여러 비구니 스님들이 말했습니다.
"그래 남산동에 그렇게 생긴 할머니가 계셨지.
집안이 가난하여 남의 집에 품을 팔러
가지 아니하면 입에 풀칠을 할 거리도 없는
불쌍한 노인이었어.일이 없는 날이면
범어사로 이 대성암으로 올라왔는데 그때마다
찬밥이나 남은 떡 반찬들을 조금씩 싸주었지.
그런데 때로는 눈을 속이는 거야
훔치는 것이었어.그렇다고 하여 귀중품이나
돈에 손을 대는 것이 아니라 찬밥 몇 덩어나
김치.나물.떡부스러기를 가져갔으므로
모르는 체 하였지.그런데 얼마 전에
돌아가셨지.아직 49일이 못 되었을거야"
이야기를 듣고 석불노전으로 돌아와 고양이를
보니 고양이가 고양이로 보이지 않았습니다.
고양이가 초라하고 불쌍한
할머니로 뵈이는 것이었습니다.
그 때문에 스님은 고양이를 꾸중 한 번
매 한번 때리지 않고 키웠습니다.
그 고양이가 여러 차례 새끼를 낳았고
동네의 임자없는 고양이들을 끌어들여
석불노전에 30여 마리의 고양이가 들끓었지만
스님은 그 고양이를 내보내지 않고
정성껏 거두었습니다.
'저 고양이는 실수한 사람의 모습이다.
불쌍한 노인이 생각을 잘못 일으켜 저와 같은
업보를 맏았으니.. 그와 같은 생각이
들어 정성을 돌보았던 것입니다.
그 고양이도 스님을 유난히 따랐습니다.
스님이 출타를 하면 동네 밖까지 따라나와
잘 다녀오세요 하는 듯이 야옹야옹 하였고
스님이 돌아올 때를 어떻게 알았는지
동네 밖에 나와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그 고양이가 2년 반이 지나자
그만 죽어버렸고 스님은 7일 마다 한 번씩
재를 올리며 49재를 지내 주었습니다.
스님은 재를 지낼 때마다
고양이를 위해 축원을 했습니다.
눈물을 글썽이며 축원을 했습니다.
"복이 없어도 좋으니 인간으로 되어 다시 오너라
인간으로 태어나면 참회할 기회도 있고
복을 지을 기회도 있다.
또다시 네 발 가진 나라로 가면
이것도 저것도 안된다.
절대로 네 발 가진 축생이 되지 말고
인간세상으로 다시 오너라"
실로 복을 닦고 도를 닦는 데는
인간만큼 좋은 몸이 없다고 합니다.
축생이나 지옥의 세계에서는 죄업에
대한 과보만 받게 되고,천상세계는
즐겁지만 쌓아 놓은 복만을 까먹으며
살게 되지만 인간의 몸일 때는 얽힌 것을
풀 수 있는 기회,참회할 기회
복을 쌓을 수 있는 기회가 주어집니다.
참으로 우리는 사람의 몸을 받은 이 때에
갚을 것을 갚고 얽힌 것을 풀면서
큰 복을 닦아야 합니다.
이 몸을 받았을 때 빚을 갚고도 모든 장애를
풀고 자꾸자꾸 복을 닦아야 합니다.
전생에 지어놓은 복을 까먹지만 말고
복을 짓고 복을 쌓아가야 합니다.
나무마하반야바라밀


복 받는날 이루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