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님 홍변(洪辯)은 전라북도 순창 조씨(趙氏)의 아들이다.
출가하여 조계사(曹溪寺)에서 승과(僧科)에 합격하였는데,
거제(巨濟)의 산중 암자에 들어가 정진(精違) 지계(持哉)하면서,
한 번 절하고 글자 한 자를 쓰고, 한 번 절하고 한 자를 써서
법화경 한 질을 완성하여 극진히 장식하고 아침, 저녁으로 예배 공양하였다.
이 때 왜국(倭國, 일본)의 한 스님이 찾아와 그 법화경을 보고,
간곡히 달라고 하여, 홍변스님은 경을 내어주면서,
「이 법화경을 가지고 가서 널리 유통시키라.」 당부하였다.
왜국 스님이 무수히 감사하고 소중히 모시고 돌아가는데,
배 안에서 법화경이 찬란한 빛을 내었다.
본국으로 돌아가자 숭복사(崇福寺)에 안치하고, 도량 안의
모든 스님들이 예배 공경하여 모두 사리(舍利)를 감득(感得)하였다.
1년 후에 도인(道人) 법행(法行)이 사신의 배를 따라 왜국에 갔다가
숭복사에 있어 그 법화경을 직접 찾아보고 왔다.
곧 중통(中統) 원년 경신(廣申)이었다.
<海東傳弘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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