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담 야설 이야기

초야지담 일분수수 (初夜之談一盆水受)

갓바위 2020. 12. 18. 09:38

 

한 노처녀가 우물에서 물을 길어 물동이를 이고 막 돌아서는 데,

마침 갓 혼인한 이웃집 새 신부가 물을 길러 왔다.

 

신부를 본 노처녀는 물동이를 인 채 그 신부에게 첫날밤 얘기를 들려달라고 졸랐다.

곧 신부는 생긋이 웃으면서 첫날밤의 경험을 얘기했다.


"내가 신방에 들어가 앉으니 신랑이 보고 좋아하면서 나를 껴안았어요.

그러고는 내 몸을 더듬더니 내 옷을 홀랑 벗기고, 안아서 이불 속에 반듯이 눕히는 것이었어요.

 

나는 어떻게 하는지를 보려고 신랑이 하는 대로 가만히 있었지요.

신랑도 옷을 벗고 내 배 위에 엎드리더니, 어디서 갖고 온 것인지는 몰라도

 

무엇인가 딱딱한 것을 가지고 내 두 다리 사이에

집어넣고 힘껏 누르고 휘젓는 것 같았어요.

 

런데 말이지요. 얼마 후에 그만 내 온몸이 갑자기

고단해지고 팔다리에 힘이 쪽 빠지면서 정신이 황홀하고

몽롱해지더니 아롱아롱하게 혼미한 상태에 빠지고 말았거든요.

 

"흥분이 되살아나는 듯 신부의 얘기가 늘어지자

노처녀는 몸을 흔들며 빨리 말하라며 재촉하였다.

 

"그런 다음에 어떻게 된 것인지는 모르겠는 데,

저절로 목에서 탄식 소리 같은 것이 나왔어요.


그리고 나는 무슨 애원하는 것 같은 외마디 소리를 계속 질러 댔지만,

그게 무슨 소리였는지는 알 수가 없었어요.

 

그리고 나도 모르게 소변이 나오는 것 같더니 아래가 축축해지더군요.

너무 좋고 흐뭇해 어쩔 줄을 몰랐는 데, 도대체 신랑이

나를 어떻게 했는지는 아무리 생각해봐도 전혀 알 수가 없었어요.

 

낭자도 빨리 시집가서 겪어 봐요!"
신부가 이와 같이 침을 삼키며 설명을 하자 얘기를 다 들은

노처녀는 흥분을 진정하지 못하고 몸을 부르르 떨면서,

 

팔에 힘을 잔뜩 주어 이고있던 물동이 꼭지를 힘껏 잡아당기며,
"응, 그래요? 그렇게 좋았단 말이지요? 라며 발을 들어 땅을 구르자

 

머리에 이고 있던 물동이의 밑바닥이 와장창 깨지면서 머리가 물동이 속으로

쏙 들어가고 몸에는 한 동이의 물을 다 뒤집어쓰고 말았다고 하더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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