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담 야설 이야기

노처녀 신랑감 선택

갓바위 2021. 9. 20. 08:52

 

야담-노처녀 신랑감 선택


옛날에 한 처녀가 신랑감을 지나치게 가리다가 그만 혼기를 놓쳐 노처녀가 되었다.
그래서 지금부터는 중매가 들어오면 가리지 않고 시집을 가겠다고 마음먹었다.

하루는 중매쟁이가 찾아왔는 데, 처녀가 신랑감을 워낙 가린다는 소문을 들었기에
아예 네 사람의 신랑감의 단자를 가지고 온 것이었다. "낭자, 들어 보구려.

한 총각은 공부를 많이 해 문장가로 알려진 선비라오.
그리고 다음은 말타기와 활쏘기를 잘하여 소문이 난 씩씩한 무인이랍니다."
(중매쟁이 여기까지 설명을 하며 살피니 처녀의 눈치는 별로 좋아하는 것 같지 않았다)

"다음은 물이 항상 고여 있는 저수지 아래 비옥한 농토를 많이 가진 부잣집 아들입니다.
아무리 날이 가물어도 이 집 논에서는 수확을 많이 올리지요."

"그 다음은, 음…, 낭자가 어떻게 생각할지 모르겠는 데,

맨 나중의 총각은 정력이 매우 강한 청년이랍니다.


뻗어 나온 양근(陽根)에 돌을 가득 담은 큰 주머니 끈을 걸고 허리를 움직여 빙빙 돌리면,

그 돌 주머니가 머리 위까지 넘어서 휙휙 돌아가는 그런 청년이지요. 낭자 어떻수?

이 넷 중에서 한 배필 감을 골라 보구려." 이렇게 소개하면서, 신랑감을 고르라고 재촉했다.
설명을 들은 처녀는 한참을 생각하더니 다음과 같은 노래를 지어 대답하였다 한다.

- 공부를 많이 해 문장을 잘 짓는 선비는 뜻이 넓어서 아내 고생만 시키고,
- 활을 잘 쏘는 무인은 전쟁에 나가 죽는 일이 있지요.
- 저수지 아래 좋은 논을 가졌다 해도 물 마르는 흉년에는 어쩔 도리 없을 테고,
*
*
돌을 담은 주머니를 걸어 머리 위까지 돌리는 그 억센 청년이 맘에 꼭 든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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