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사 성어

비견계종ㅣ比肩繼踵

갓바위 2023. 1. 3. 09:31

비견계종ㅣ比肩繼踵

 

○ 많은 사람으로 북적거리고 있는 모양

○ 比(가지런할 비) 肩(어깨 견) 繼(이을 계) 踵(발꿈치 종)

 

어깨를 나란히 하고 발 뒤꿈치를 잇는다」는 뜻으로,

①계속(繼續)해서 끊이지 않고 잇달아 속출함을 말함

②또 여러 사람을 줄지어 세우는 것을 의미(意味)하기도 함

 

춘추시대 제(齊)나라의 대부(大夫) 안영은 몸집이 작고 미남자도 아니었다.

하지만 그는 뼈가 가루가 될 정도로 국가를 위해 충성을 다했다.

 

안영이 초(楚)나라에 사신으로 갔을 때의 일이다.

당시의 초나라 영왕(靈王)은 자국의 강대함을 교만하게 뻐겼다.

그는 대신들과 상의해 안영에게 모욕을 주려고 계략을 세웠다.

 

안영이 탄 수레가 초나라 도성의 동문에 접근하자, 성문이 철컥 닫혀 버렸다.

그는 성루에 있는 문지기더러 문을 열라고 큰 소리로 외쳤다.

그러자 성문 옆의 조그만 문이 열렸다. 안영이 말했다.

 

"이건 개나 드나드는 문이 아닌가. 나는 군자의 나라에서 온 사람인데,

그러고 보니 이 나라는 개의 나라인가 보군."

 

보고를 받은 영왕이 몹시 놀라며 말했다.

"그를 우롱해 주려고 생각했었는데 거꾸로 우롱을 당했군."

그리고 사람을 보내어 성문을 열게 했다.

 

이튿날 오전에 안영은 왕궁으로 갔다.

궁전에는 문무 고관들이 쭉 늘어 앉아 있었다.

그 중에는 안영에게 도발적이고 모욕적인 발언을 하는 자도 있었으나,

 

그는 그것들을 가볍게 받아 넘겼다. 이윽고 많은 시녀들을

거느리고 나타난 영왕은 안영을 보고 놀란 듯이 말했다.

 

"제나라에는 어지간히 인물이 없는가 보군. 그대와 같은 자를 보내다니."

"거 무슨 말씀이오. 제나라 도성은 3만호. 소매를 뻗치면 하늘을 가리고,

땀을 뿌리면 비를 이루오.

 

어깨가 맞닿고 다리가 서로 부딪칠 정도로 사람이 많소.

그런데 어째 사람이 없다고 말씀하시는 겁니까?"

기다렸다는 듯이 영왕은 말했다.

 

"그렇다면 어찌하여 그대 같은 소인물(小人物)을 보낸 거요?"

안영은 미소 지었다. "제나라에는 사자를 보내는 기준이 있소이다.

 

대인물은 현군이 있는 나라로, 소인물은 암군(暗君)이 있는 나라로 보내기로

되어 있소. 나는 무능한 소인물이므로 그에 알맞은 나라에 보내진 것이요."

 

영왕은 아무 말도 못 했다. 그리고

안영을 새삼스레 재인식하고 예우를 갖춰 대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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