卍 불교 교리 강좌

보시행은 대승불교의 가장 중요한 수행

갓바위 2023. 5. 11. 10:08

 

보시행은 대승불교의 가장 중요한 수행

 

보시는 베푸는 사람의 마음이 깨끗하지 않으면 참다운 보시가 되지 않는다.

또 보시를 하면서 시물施物에 집착하면 안된다.

석가의 수제자란 할 만한 사리불은 아득한 전세에 보시행을 하고 있었다.

 

그가 하던 보시행布施行은 대승불교에서 가장 중요한 수행이었다.

어느 날 그에게 바라문이 찾아왔다.

"그대가 보시행을 하고 있다고 사람들이 말하는데,

정말로 무엇이든 다 베풀어주는가?"

"네, 제가 가지고 있는 것이라면 무엇이든 베풉니다."

 

"정말인가?"

"예."

"그렇다면 그대의 눈알을 하나 다오."

"제 눈알을요?"

"그렇다, 그대의 눈알을 내게 다오."

 

"왜 제 눈알을 달라고 하는 것입니까?

제 눈알은 제 눈 속에 있어야 쓸모가 있습니다.

당신에게 준다 해도 아무짝에도 소용이 없지 않습니까?"

 

"보시를 하는 데 무슨 군말이 그렇게도 많은가?

그대의 보시라는 것이 그런 정도라면 대단한 것도 아니로군/"

"죄송합니다. 제가 잘못했습니다. 당신께 제 눈알을 드리지요."

 

사리불은 이렇게 사과하면서 자기 손으로 눈알을 도려내 건네주었다.

그의 눈에는 피가 흐르고 있었다.

바라문은 그 눈알을 받아들고 코로 냄새를 맡았다.

 

"이 눈알은 비린내가 물씬거리는구나."

이렇게 말하면서 바라문은 눈알을 땅바닥에 던지고는 발로 짓눌러 버렸다.

"이런 것은 아무짝에도 소용이 없다. 공연히 받았구나."

 

사리불은 끓어오르는 분노를 억지로 삼키면서 곰곰히 생각했다.

"대승불교에서 가장 중요한 수행이 보시행이다.

그런데 그 보시행이 이렇게도 어려운 것이로구나.

보시를 하는 상대에에 화를 낸다면 그것은 보시가 아니다.

그런데도 나는 지금 화를 냈다. 나에게 결국 보시행은 불가능한 일이다."

 

사리불은 끝내 대승불교의 수행을 단념할 수밖에 없었다.

이것은 『대지도론大智度論』이라는 불전에 나오는 이야기다.

자기가 보시한 것을 상대방이 어떻게 하든지 그것은 그 상대방의 마음이다.

 

자기가 보시한 것을 함부로 다룬다며

화를 내게 되는 것은 자기의 시물에 미련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선어99 중에서 - 홍사중 지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