卍 불교 교리 강좌

두 손뼉이 맞아야 소리가 난다

갓바위 2023. 5. 30. 10:33

두 손뼉이 맞아야 소리가 난다

"두 손뼉이 맞아야 소리가 난다."

무슨일이든 뜻을 함께 해야 일이 이루어진다는 의미이기도 하고, 두 사람

사이에 갈등이 생겼을 때 어느 한 쪽의 책임일 수만은 없다는 뜻이기도 하다.

 

그런데 부처님의 가르침 가운데 십팔계(十八界)의

가르침을 이해하고자 할 때 이 속담의 교훈이 유용하다.

인도종교 가운데 불교의 특징은 고, 집, 멸, 도 사성제에 있다.

 

이 가운데 고성제에 대한 통찰은 다시 무상(無常), 고(苦), 공(空),

무아(無我)의 네 가지 통찰로 나누어지는데 이를 사념처라고 부른다.

'모든 것'은 무상하며, 고이며, 공하고, 무아이다.

 

그런데 불전에서는 여기서 말하는 모든 것, 즉 일체법을 다양한 방식으로 분류한다.

색, 수, 상, 행,식의 다섯으로 분류하면 오온설(五蘊說)이 되고,

'안이비설신의(眼耳鼻舌身意)'의 여섯 가지지각기관에 그 대상인

 

'색성향미촉법(色聲香味觸法)'의 여섯 경계를 합하여 열둘로

구분하면 십이처설(十二處說)이 되며, 이를 더 세분하여 안계(眼界),

색계(色界), 안식계(眼識界)···의계(意界), 법계(法界),

의식계(意識界),의 열 여덟로 구분하면 십팔계설(十八界설)이 된다.

 

이렇게 일체법을 오온, 십이처,

십팔계의 세 가지 방식으로 분류하는 것을 삼과(三科)라고 부른다.

'세 가지 과목'이라는 뜻이다. 이 가운데 오온설은 상근기(上根機)를 위한

가르침이고, 십이처설은 중근기, 십팔계설은 하근기를 가르침이라고 한다.

 

부처님께서 이렇게 삼과의 가르침을 베푸신 이유는 일체의 법이 무상,

고, 공, 무아라는 점을 낱낱이 통찰하도록 하기 위함이었다. 아비달마교학에서는

삼과에 대한 기초적 통찰을 계분별관(界分別觀)이라고 부른다.

 

오온 가운데 물질인 색은 무상하고 고이며 공하고 무아이며 수상행식

역시 이와 마찬가지라는 점을 철견할 때 오온에 대한 집착이 사라진다.

오온 가운데 영원히 안주할 곳이 없음을 알게 되기에 오온 낱낱을 다 내려놓는다.

 

자신의 몸(색)에 대해서도 집착하지 않고 마음(수,상, 행, 식)의

어떤 상태도 추구하지 않는다. 일상에서든 수행을 통해서든 체험하는

그 어느 것에도 마음을 두지 않을 때 진정한 평안이 온다. 열반이다.

 

오온의 경우 색은 물질, 수는 고락의 느낌, 상은 분별적 생각,

행은 의지나 감성, 식은 마음이라고 풀이할 수 있지만,

실제로 오온 낱낱이 무엇을 의미하는지 이해하기 쉽지 않다.

 

그러나 십팔계설의 경우 누구나 알고 있는 '안이비설신의'의 여섯 가지

지각기관에 맞추어 일체법을 분류했기에 그 낱낱의 정체가 쉽게 파악되며,

십팔계 낱낱이 무상(無常)하고 고(苦)이며 공(空)하고 무아(無我)라는

점 역시 이해하기 어렵지 않다.

 

두 손뼉이 맞아야 소리가 난다." 두 손바닥이 마주칠 때 '짝!' 하는

박수소리가 나듯이, 십팔계 가운데 안계인 눈과 색계인 시각대상이

만나면 시각적 앎인 안식계가 발생하고, 이계인 귀와 성계인

소리가 만나면 소리에 대한 앎인 이식계가 발생하며··· '

 

의계인 앞 찰나의 생각'과 '법경인 현 찰나의

지각'이 만나서 '현 찰나의 앎인 의식계'가 발생한다.

왼손과 오른손을 마주치면 제3의 박수소리가 나듯이

 

여섯 지각기관(내육계)과 여섯 지각대상(외육계)이 만나면

낱낱에 해당하는 앎(인식, 육식계)이 발생한다.

"두 손뼉이 맞아야 소리가 난다."는 속담을

떠올릴 때 십팔계에 대한 이해가 쉬워진다.

지각기관 내육계(內六界) + 지각대상 외육계(外六界) = 육식계(六識界)

 

눈 1 안계(眼根) + 형상 7 색계(色境) = 13 안식계

귀 2 이게(耳根) + 소리 8 성계(聲境) = 14 이식계

코 3 비계(鼻根) + 냄새 9 향계(香界境) = 15 비식계

혀 4 설계(舌根) + 맛 10 미계(味境) = 16 설식계

몸 5 신계(身根) + 촉감 11 촉계(觸境) = 17 신식계

생각토대 6 의계(意界) + 생각내용 12 법계(法界) = 18 의식계

십팔계

'卍 불교 교리 강좌' 카테고리의 다른 글

쇠귀에 경 읽기  (0) 2023.06.01
10년이면 강산이 변한다  (1) 2023.05.31
생멸을 멸하고 적멸을 낙으로 삼는다  (0) 2023.05.28
아니 땐 굴뚝에 연기 날까?  (0) 2023.05.28
독 안에 든 쥐  (0) 2023.05.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