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동 슬픔 ~찡한글

어느 사형수 어머니의 노래

갓바위 2023. 7. 15. 22:03

어느 사형수 어머니의 노래

 

아들아!

너는 생인손 마냥 아프지만

귀하기 한량없는 내 몸의 일부였다.

 

너를 예쁘게 낳기 위해 과일 한쪽 상한걸 먹지 않았지

티끌이라도 남의 자리엔 앉지 않았고

흉한 소리 안 들으려 아무데도 섞이지 않았다.

 

물 한 모금을 마셔도

아들아!

이 에미는 몸조심 마음 조심 꿈조심

모든게 조심스럽기만 했단다.

 

세상에서 제일 깨끗하고 정갈하고 보기 좋은 것만 먹고 마시고 생각했었단다.

에미 마음이란 다 그런거야 자식이 아무리 많아도 그게 다 내 살이고

내 핏줄로 버무린 귀한 새끼란다.

 

너도 배 속에서 손짓 발짓으로 에미 마음과 교통하며

금자동이 은자동이로 세상에 나왔단다.

 

아들아, 이 못난 청개구리야!

갓 태어난 네가 헷넷 짓이라도 할 때면

그 햇병아리같이 종알대는 모습이 어찌도 귀엽던지 …

이 에미는 갓난둥이 너를 안고 둥게 둥게 춤이라도 추고 싶었단다

 

네 아무리 미운 짓을 해도 밉지 않았고

네 아무리 에미 속을 할퀴어도 아프지 않았다.

 

아들아, 이 못난 청개구리야!

자식을 낳아서 보는 것만으로 부모는 행복한 거란다.

 

내 너에게 무엇을 바라더냐

내 너에게 좋은 옷을 바라더냐

속 썩히는 자식이라도 살아 있으면

부모는 가슴에 소금밭을 일굴망정

기쁘게 가슴앓이를 견디는 거란다.

 

이 불쌍한 것아!

살아서 얼마든지

이 에미 가슴을 할퀴고 물어뜯더라도

그 아픔마저 달게 받을 수 있건마는...

천둥벌거숭이 내 새끼 너를 가슴에 묻고 내가 어이 살아 가겠느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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