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4년 11월 20일. 파리의 아침 7시 40분 경,
밤새 <지옥 만세> 읽기를 끝내지 못하고 잠들기에 실패.
산책이나 하려고 푸석한 얼굴로 나갔는데 벌써 차들이 밀려 있었다.
차가 막히기엔 조금 이르다 싶은 시간인데 무슨 일일까.
높고 어두운 건물들을 제치고 골목이 끝나는 지점에 도착해서야
커다란 무지개가 떴다는 사실을 알았다.
사람들이 무지개를 보느라 차들이 밀렸던 것.
내 삶도 저만큼만 높고 아름다웠으면 하고 생각했다.
나는 누구 인생의 무지개가 되면 안 될까?
그 누가 내 인생의 무지개가 되면 안 될까?
환상은 건드려서 이미 부서졌다지만,
희망은 건드리면 무지개가 되잖아. 저렇게.
-이병률 산문집 <끌림>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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