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유상하절 竹有上下節
선화禪畵에 또 하나 자주 등장하는 것이 대나무이다.
우리나라의 문인화에서도 '세한삼우歲寒三友'라고 부르는 송松 · 죽竹 ·
매梅가 많이 그려졌지만, 선화에도 소나무 못지 않게 대나무가 자주 그려졌다.
'송무고금색松無古金色' 이라는 말이 있는데, 이와 쌍을 이루는
구절이 '죽유상하절'이다. 대나무는 불교와 인연이 깊다.
석가가 성도를 한 뒤에 가란타 장자長者가 불교에 귀의하면서 죽림원竹林園
을 헌납했고, 그 안에 세운 가람伽藍을 죽림정사竹林精舍라고 불렀다.
선자禪者들과 널리 교유했을 뿐 아니라 마조선사의 법사法嗣인 불광선사
佛光禪師로부터 심요心要를 받은 백낙천은 다음과 같이 대나무를 예찬했다.
"죽竹은 뿌리가 굳고, 굳게 덕을 심는다. 죽은 성性이 곧고 , 곧게 몸을 세운다.
죽은 마음이 비어 있으며, 공空으로써 도를 터득한다.
죽은 절節이 정貞하며, 정으로써 지志를 세운다. 고로 군자는 죽을 심는다."
'대나무에 상하의 절節이 있다'는 말은 인간에게는 상하의 구별이 있으며,
서로의 질서와 절도를 지켜서 비로소 안정된 사회가 이루어진다는 뜻이다.
대나무의 속이 비어 있는 것은 선의 무심과 허심을 나타내며,
상하의 절은 절도 있는 생활을 나타낸다.
대나무에는 여러 개의 마디(節)가 있는데, 그것들이 대나무를 지탱한다.
상하의 마디들이 서로 힘을 합쳐서 대나무가 바람을 이겨낼수 있게 하는것이다
상하의 마디에는 아무 차별이 없고 평등하다.
나의 선어 99 홍사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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