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사형수 어머니의 노래
아들아! 너는 생인손 마냥 아프지만 귀하기 한량없는 내 몸의 일부였다.
너를 예쁘게 낳기 위해 과일 한쪽 상한걸 먹지 않았지 티끌이라도
남의 자리엔 앉지 않았고 흉한 소리 안 들으려 아무데도 섞이지 않았다.
물 한 모금을 마셔도 아들아!
이 에미는 몸조심 마음 조심 꿈조심 모든게 조심스럽기만 했단다.
세상에서 제일 깨끗하고 정갈하고 보기 좋은 것만 먹고 마시고 생각했었단다.
에미 마음이란 다 그런거야 자식이 아무리 많아도
그게 다 내 살이고 내 핏줄로 버무린 귀한 새끼란다.
너도 배 속에서 손짓 발짓으로 에미 마음과 교통하며
금자동이 은자동이로 세상에 나왔단다.
아들아, 이 못난 청개구리야! 갓 태어난 네가 헷넷 짓이라도 할 때면
그 햇병아리같이 종알대는 모습이 어찌도 귀엽던지 …
이 에미는 갓난둥이 너를 안고 둥게 둥게 춤이라도 추고 싶었단다
네 아무리 미운 짓을 해도 밉지 않았고
네 아무리 에미 속을 할퀴어도 아프지 않았다.
아들아, 이 못난 청개구리야!
자식을 낳아서 보는 것만으로 부모는 행복한 거란다.
내 너에게 무엇을 바라더냐 내 너에게 좋은 옷을 바라더냐
속 썩히는 자식이라도 살아 있으면 부모는 가슴에 소금밭을 일굴망정
기쁘게 가슴앓이를 견디는 거란다.
이 불쌍한 것아! 살아서 얼마든지 이 에미 가슴을 할퀴고
물어뜯더라도 그 아픔마저 달게 받을 수 있건마는...
천둥벌거숭이 내 새끼 너를 가슴에 묻고 내가 어이 살아 가겠느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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