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동 슬픔 ~찡한글

아버지, 그리고 아름다운 부녀 이야기

갓바위 2024. 12. 10. 19:27

 

 

아버지, 그리고 아름다운 부녀 이야기

 

고등학교 입학을 위해서 등록금을 내려갈 때였습니다.

아버지의 트럭으로 같이 가는 길에 기름이 떨어져서 약간의 기름을 

주유하고 학교에 도착해보니, 등록금 낼 돈이 조금 부족하더군요!

 

우리 부자는 주머니에 있는 돈을 탈탈 털어 보았는데,

당시5천원 정도가 모자랐던거 같습니다.

마침 학교 앞에 아버지가 아시는 문구점이 있어서 돈을 빌렸는데,

그 당시 아버지의 그런 모습이왜 이렇게 창피하게 느껴졌는지...

 

오늘 아래 적은 내용을 보니, 갑자기 아버지 생각이 납니다.

이젠 늙으셔서 더욱 초라해 보이는 아버지 그당시의 아버지보다 더 나이가 들어

버린 아들이 이젠 산다는게 녹록치 않다는 걸 알고 있습니다. 감사합니다.

 

오랜만에 버스를 탔다. 빈자리가 있어 기분 좋게 앉았다.

잠시 후, 스무 살 즈음의 여대생으로 보이는 여학생이 버스에 올랐다.

그리고는 내가 앉은 좌석의 손잡이를 잡고 섰다.

 

뽀얀 피부에 단아한 옷차림,

한 눈에 봐도 귀하게 자란 티가 나는 예쁘장한 여학생이었다.

 

그 순간, 버스가 횡단보도 신호 때문에 멈춰 섰다. 창 밖으로 남루한 옷차림의 

아저씨가 물건을 잔뜩 실은 손수레를 절룩거리며 힘겹게 끌고 가고 있었다.

그 모습은 나만 지켜 본건 아니었나 보다. 뒷좌석 사람들의 수군거림이 들려왔다.

 

"불쌍하기도 하지. 쯧쯧." "그러게요. 몸도 성치 않은 사람이

추운데 고생이 많네.." 그 순간 옆에 서 있던 예쁜 여학생이 창문을 열고,

"아빠~~~~" 하고 큰 소리로 부르는 것이었다.

 

사람들은 '설마'하는 눈초리로 창 밖을 내다보았다.

손수레를 끌던 아저씨는 걸음을 멈추곤 "이제 집에 가니?" "네, 아빠!"

"옷은 왜 이렇게 얇게 입고 나오셨어요? 감기 들면 어쩌려고요"

 

딸을 보며 아빠는 웃음 짓는다. 딸도 아빠를 보며 웃는다.

그 웃음에서 빛이 난다. 아저씨는 많은 사람 앞에서도

당신을 부끄러워하지 않는 딸이 고맙고 흐뭇하신 모양이다.

 

그런 딸이 얼마나 예쁠까? 그렇기에 이렇게 추운 날에도

딸자식 위해 불편한 몸 이끌고 나오신 거겠지.

버스 안이 조용해졌다. 모두 같은 생각을 하고 있는 듯했다.

'이 아이, 얼굴만큼이나 마음도 참 곱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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