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마음의 향기 3
가을이 머물다간 거리엔 색동옷 갈아입은 나무잎들이
눈 뜨자마자 찾아온 햇살과 바람 인사를 나누며
세상에 담겨있는 사람들을 보며 손을 흔드는 아침
오늘도 행복이 마중 나온 하루를 만나러 가는 사람들의 발걸음에
샘이 났는지 주룩주룩 길을 잃은 가을비가 찾아온 게 아니겠어요
“갑자기 웬 비람” “버스는 왜 이리 안 오는 거지”
“일기예보는 오늘 맑음이라더니….”
가을비에 당황한 사람들은 저마다 투덜대는 모습들만
세상이란 도화지에 풍경이 되고 있는 도시에 아침은
또 이렇게 시작되고 있었습니다
바쁘다는 핑계를 대며 각자의 일터로 걸어 나간 빈자리엔
한가로움으로 채워진 가을로 가는 길모퉁이 한 켠에
세상 구경 나온 빨간 우산 하나가 놓여 있는 걸 보고는
“멀쩡한 우산을 왜 버리고 간 걸까?”
비가 오면 모두에게 사랑받는 우산이 놓여 있는 곳으로
한발 두발 다가 간 빨간 우산 속에는 아기 고양이 한 마리가
비를 피해 눈망울만 깜박이고 있는 게 아니겠어요
((((야옹,)))((((야옹)))
자신의 전부인 우산을 누군가 씌워주고 간 거라고 말하는
아기고양이는 고단한 슬픔을 안고 우산 위로 떨어지는 빗방울 소리를
자장가 삼아 바람이 쌩생 불어도…. 퐁당퐁당 비가 내려도….
괜찮다는 듯 잠이 들고 있었습니다
빨간 우산을 아기 고양이에게 씌워주고 자신은 비를 맞고 간 사람이
누구인지 알 순 없지만 마음의 향기는 그대로 남아있었고
아기고양이 집이 돼버린 빨간 우산이 날아가지 않도록
돌멩이를 손잡이에 받쳐주고 하얀 두 눈을 껌벅이며 달려오는 버스에
몸을 싣고 멀어지는 아쉬움을 온 마음에 담아 놓은 걸 알고 있는지
사람들 미음 속에는 착한 마음이 더 많는데
왜 나쁜 마음을 더 많이 내고 사는지...
아기 고양이가 묻고 있는 것 같아서 많은 사람들이
나보다 힘든 이들에게 위로와 용기를 건네기 위해
오늘도 보이지 않는 곳에서 노력하고 있다고 대답하고 있었습니다
마음의 향기는 타고난 것이 전부가 아니기에,..
펴냄/노자규의 골목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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