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동 슬픔 ~찡한글

노신부와 도둑 이야기

갓바위 2025. 11. 29. 23:04

 

노신부와 도둑 이야기

 

햇살 한 모금의 힘으로 투명한 세상이 지나간 자리 밀려온 어둠을 달님

한 모금의 힘으로 밝혀놓은 불빛들이 하나둘 꺼져가는 게 샘이 난 걸까요

 

빗방울이 하나둘 번져가던 그때 모자를 눌러쓴 남자가 성당 안으로 들어가더니

어둠을 틈타 촛대와 돈이 될만한 것들을 주워 담은 자루를 등짐을 지려다

누군가 뒤에 서 있는 것 같은 인기척을 느낀 남자가 뒤돌아서려던 그때

"뒤돌아보지 말고 그냥 일어서게" 낮고 부드러운 음성이 남자의 귓전에 울리자

분명 신부님일 거라고 생각한 남자가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한 채 고민하는

그 마음을 다 알고 있다는 듯 "내가 도와줄 테니 무릎을 세워 일어서보게"

 

그제서야 등에 진 자루를 들고 일어선 남자는 ".흑…. 흑 죄송합니다.

신부님 제가 꼭 갚아 드리겠습니다 "

그 말을 남긴 채 뒤돌아서지 못하고 지나는 바람처럼 멀어진 어느 날

 

(((똑똑)) "노신부님... 혹시 이 자를 아십니까?"

"아니 처음 보는 사람입니다" 성당에 있는 물건들을 시장에 내다

팔고 있는 남자를 수상하게 여긴 한 상인의 신고로 데리고 온 경찰관은

"혹시 성당에 잃어버린 거는 없는지 잘 살펴보시지요"

시들어버린 꽃을 닮아가던 남자는 그 말에 체념한 듯 모든 걸 말하려던 그때

"그럼, 잠시만 시간을 좀 주시겠소" 노신부는 십자가 앞으로 가더니

두 손 모아 기도를 하고는 천천히 경찰관 앞으로 다가와서는

"하나님께선 아무것도 잃어버린 게 없다고 하시네요"

 

경찰관이 노신부의 그 말에 허탈한 얼굴로 성당 문을 열고 나가 버리자마자

남자는 서 있을 힘조차 없었는지 주저앉은 채 울먹이고 있었는데요

"노신부님 정말 잘못했습니다" "이러지 말고, 어서 일어나게나"

 

" 아내를 병원에 데려갈 돈이 없어 그만 하나님의 물건을

훔치는 죄를 짓고 말았습니다" "아닐세... 내가 좀 전에

하나님께 여쭤봤는데 아무것도 잃어버린 게 없다고 하셨네"

 

남자는 자루에 든 훔친 물건을 쏟아내 보이며

"여기 제가 훔친 물건이 이렇게 있잖습니까" 노신부님은 울먹이는

남자의 두 어깨를 감싸며 이렇게 말씀하고 있었습니다

그건 신의 선물이라고…

 

펴냄/노자규의 골목 이야기

이글은 작가님의 허용 받은글 입니다 퍼가기 금지

 

'감동 슬픔 ~찡한글' 카테고리의 다른 글

노무현 유서  (4) 2025.12.01
어느 모녀의 슬픈 실화'우리딸 사랑해  (1) 2025.12.01
어머니의 상한 김밥  (1) 2025.11.28
며느리와 시어머니  (0) 2025.11.27
아버지와 뻰또  (0) 2025.11.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