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외모로 사람을 판단하지 말라 잡아함 38권 1063경 <추루경(醜陋經)에 나오는 얘기다. 부처님의 제자 가운데 외모가 보기 민망할 정도로 추하게 생긴 비구가 있었다. 그는 늘 외모 때문에 다른 사람들로부터 업신여김과 따돌림을 받았다. 어느 날 부처님이 기원정사에서 설법을 하고 있는데 이 비구가 나타났다. 사람들은 못생긴 비구가 온다면서 모두 고개를 돌리고 업신여기려 했다. 이를 본 부처님이 제자들을 타일렀다. “너희들은 저 못생긴 비구를 업신여기거나 따돌리지 말라. 왜냐하면 저 비구는 이미 모든 번뇌가 다하고 할 일을 마친 사람이다. 온갖 무거운 짐을 벗어버리고 모든 결박에서 벗어났으며 바른 지혜로 마음의 해탈을 얻었기 때문이니라. 그러므로 너희들은 외모만 보고 함부로 사람을 평가하지 말라. 오직 여래만이 사람을 평가할 수 있느니라.” 부처님은 이어서 그 외모가 못생긴 비구를 이렇게 평가했다. “몸이 크고 얼굴이 잘생겼다 하더라도 지혜가 없다면 어디에 쓰랴. 저 비구는 비록 얼굴은 추하지만 마음이 지혜로운 사람이다. 그러니 외모만 보고 사람을 업신여기지 말라. 모든 번뇌에서 벗어난 저이야말로 최고의 장부니라.” 우리는 흔히 겉모습만 보고 그 사람을 평가하려고 한다. 속이야 어찌되었든 외모가 아름답고 그럴듯해 보이면 일단 그 사람의 인격도 그럴 것이라고 믿는다. 그래서 그런지 사람들은 인격을 도야하기보다는 외모만 가꾸는 데 더 많은 관심을 기울인다. 심지어 젊은 사람들은 ‘머리 나쁜 것은 용서해도 얼굴 못생긴 것은 용서할 수 없다’고 말할 정도다. 그러나 부처님은 이러한 태도에 대해 엄중한 비판을 하고 있다. 사람의 진정한 평가기준은 외모가 아니라 인격이며 능력이어야 한다는 것이다. 장애인이면서 정상인보다 더 훌륭한 사람이 얼마나 많은가를 생각하면 우리의 고정관념은 부끄러운 버릇일 뿐이다. 우리가 참으로 존중해야 할 것은 잘생긴 외모나 멀쩡한 허우대가 아니라 그 속에 들어있는 인간 됨됨이다. 인격이나 교양의 향기가 오히려 조롱거리가 되는 시대에 사람을 함부로 판단하지 말라는 부처님의 말씀은 더욱 새롭게 느껴진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