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처님은 이때 그 숲속의 초막에 홀로 앉아
조용히
명상에 잠겨 있던 중 이런 생각을 하셨습니다.
"정치를 할 때 서로 사람을 죽이는 일도 죽임을 다하는 일도 없이,
정복하는 일도 정복당하는 일도 없이, 슬퍼할 일도 남에게
슬픔을 주는 일도 없이 도리(道理)대로 행할 수는 없는 것일까?"
그러자 악마 마라(魔羅;수행을 방해하는 魔軍)가
부처님 앞에 나타나서 속삭였습니다.
"세존이여, 직접 정치를 하시오. 사람들을 통치하여 서로 죽이는 일도
죽임을 당하는 일도 없고, 정복하는 일도 정복을 당하는 일도 없으며,
또 슬퍼할 일도 남에게 슬픔을 주는 일도 없는
도리에 맞는 정치를 실현시키십시오."
부처님께서 마음을 가다듬고 대답하셨습니다.
"마라여, 그대는 대체 무슨 까닭으로 나더러 직접 정치를 하라고
하는가?"
그러자 마라는,
"세존이여, 당신은 네 개의 여의족(四如意足)을 가지고 있어서
무엇이든 마음대로 할 수 있는 힘이 있지 않습니까?
당신이 결심한다면 산들의 왕인 설산도 둔갑시켜
모두 황금으로 만들 수 있을 것입니다."
부처님께서는 게송으로 마라의 유혹에 답하셨습니다.
"저 설산을 둔갑시켜 황금으로 만들고 그것을 다시 배로 만든다고 하자.
어디 한 사람의 욕심인들 채울 수 있겠는가.
사람들아, 이것을 알고 올바르게 행하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