卍 ~ 어둠속 등불

인과 응보

갓바위 2014. 2. 13. 09:50

 

 
인과 응보

옛날 어떤 나그네가 라자그리하에서 걸식하다가,
 성문에서 새끼를 낳은 암소한테 떠받쳐 목숨을 잃었다.
소 임자는 겁이 나 그날로 소를 팔아 넘겼다. 
소를 산 사람은 물을 먹이기 위해 소를 물가로 끌고 가다가, 
뒤에서 소가 떠받는 바람에 그만 죽고 말았다.
소를 샀다가 뜻밖의 불행을 당한 
그 집 아들은 화가 나서, 그 소를 때려 죽였다.
하지만 자기 아버지를 죽인 소의 고기를 
차마 입에 댈수가 없어서 장에 내다 팔았다.
어떤 시골 사람이 그 소의 머리를 사서 메고 가다가,
 한 나무 밑에 앉아 쉬게 되었다.
새끼에 매단 소의 머리를 나뭇가지에 걸어 놓았는데, 
그만 새끼가 끊어지는 바람에 떨어지면서 나무 
아래서 쉬고 있던 사람이 뿔에 찔려 죽고 말았다.
그 소는 세 사람을 죽인 것이다.
라자그리하의 빔비사라왕은 그 말을 듣고
 너무 괴이한 일이다 싶어 
신하들을 데리고 부처님을 뵈러 갔다.
" 세존이시여, 실로 괴이한 일이 있습니다.
한 마리의 암소가 세 사람을 죽였습니다. 
무슨 변고인지 그 까닭을 듣고 싶습니다. "
부처님은 말씀하셨다.
" 죄의 갚음에는 반드시 그 원인이 있으니, 
그것은 지금 시작된 일이 아닙니다.
그 옛날 세 사람의 상인이 이웃 나라로 
장사하러 가서 한 외로운 노파 집에 머물렀소. 
그들은 넉넉하게 값을 치르겠다고 한 처음의 말과는 달리, 
며칠 동안 편히 지냈으면서도 떠나올 때는 노파를 
만만하게 보고 값도 치르지 않은 채 빠져 나오고 말았소.
노파가 밖에서 돌아왔을 때,
 장사치들이 보이지 않아 이웃 사람에게 물으니,
 그들은 벌써 떠나갔다고 했소.
노파는 그럴 수 있는가 싶어
 수십 리 길을 걸어 그들의 뒤를 쫓아 갔소. 
그들을 겨우 만나 숙식비를 요구하니, 장사치들은 
오히려 화를 내면서 오늘 아침에 벌써 치렀는데
왜 또 달라느냐며 잡아뗏소.
노파는 아무도 없는 외로운 처지라 
어떻게 더 해볼 도리가 없었소.
화가 치밀어 올라 그들을 이렇게 저주했소.
'내가 지금은 가난하고 구차해서
 너희들을 어떻게 할 수 없지만, 
이 다음생에는 반드시 너희들을 만나 
이 원한을 풀 것이다. 축생이 되어서라도 
너희들을 한꺼번에 죽이고 말 것이다.'
그때 그 노파가 바로 오늘의 저 암소요.
소한테 떠받쳐 죽은 세 사람은 숙식비를 
떼먹고 달아난 그때의 장사치들이고요."
부처님은 다시 게송을 읊으셨다.
나쁜 말과 꾸짖는 말로 잘난 체 뽐내면서
함부로 남을 업신여기면 미움과 원한이 움을 튼다.
공손한 말과 부드러운 말씨로 남을 높이고 공경하며
맺힘을 풀고 욕됨을 참으면 미움과 원한은 
저절로 사라지리  무릇 사람이 이 세상에 날 때
그 입 안에 도끼가 생겨 그로써 제 몸을 찍나니
그것은 악한 말 때문이니라.
- 법구비유경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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