卍 ~ 어둠속 등불

소를 타고 소를 찾는구나

갓바위 2015. 4. 26. 09:36
 소를 타고 소를 찾는구나
한 젊은 스님이 백장스님을 찾아왔다.
그는 어디선가 급하게 뛰어 왔는지 숨을 
헐떡이고 이었다. 아주 시급하게 해결해야 
할 문제를 안고 있는 듯한 얼굴이었다.
그 때문에조사당으로 뛰어든 그를 아무도 제지하지 않았다.
" 뭐가 그리 다급한고?"
백장이 그에게 물었다. 
하지만 그는 숨을 몰아쉬느라 금방 대답하지 못했다.
"허허, 이놈아,그러다가 숨 넘어가겠다."
그때서야 그는 거친 숨을 몰아쉬며 말했다.
" 스님,부처는 어디 있습니까?"
백장이 껄껄 웃었다. 
그토록 다급한 일이 그것이엇드냐? 하는 표정 같앗다. 
하긴 그보다 더 중한 일도 없을터,
 백장이 그의 열정에 감복햇는지 한마디 일러주었다.
" 소를 타고 소를 찾고 있구나."
백장의 말을 그가 용케도 알아들었던 모양이다.
그는 고개를 끄덕이더니 곧장 다음 질문으로 넘어갔다.
단단히 작정을 하고온 눈치였다.
" 부처를 찾고 난 뒤에는 어떻게 해야 합니까?"
' 요놈 봐라!' 생판 얼굴도 모르는 놈이 
절도 안하고 보물을 훔쳐가겠다는데,
그래도 백장은 숨을 헐/덕이며 조사당으로 뛰어든 
그의 용기를 높이 평가 햇던 모양입니다.
"소를 탔으면 갈 길을 가야지."
이번에도 그는 고개를 끄떡였다,
그리고 또 물었다.
" 앞으로 부처를 어떻게 간직 할까요?'
결국 숟가락으로 밥을 떠먹어달라는 말이렸다?
하지만 백장은 여전히 웃음을 잃지 않았다.
마치 할아버지가 손자의 재롱을 보고 있는 듯한 태도엿다.
얼굴엔 혹 그가 넘어지기라도 할까 봐 
오히려 스스로가 더 긴장하고 있었다.
" 소가 남의 밭에 들어가지 
않도록 하는게 목동이 할 일 아니더냐?"
백장이 그렇게 되묻자 
젊은 스님응 갑자기 벌떡 일어서더니 절을 올렸다. 
그리고 '내 소가 백장놈 밭에 들어간다!'
 하고 소리치며 도망가듯 조사당을 빠져나갔다.
백장이 달아나는 그의 뒷모습을 보면서
 배를 쥐고 웃기 시작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