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미의 배에 친 동그라미
한 스님이 참선을 할 때마다
커다란 거미가 나타나 마음을 교란시켰다.
거미의 환상을 떨쳐 버릴 수 없었던
이 스님은 마침내 스승에게 사실을 털어놓았다.
"스님, 제가 참선을 할 때마다
큰 거미가 나타나서 마음을 산란하게 합니다
.
참선을 끝낼 때까지 그놈은 가지도 않고 저만 노려봅니다.
어떻게 해야 거미로부터 벗어날 수 있슴니까?"
"그래? 다음에 또 그 놈이
나타나거든 붓을 가지고 있다가
그 놈 배위에다 얼른 동그라미를 그려라.
어디서 온 괴물인지 함께 보자꾸나."
그뒤 참선에 들어 또 거미가 나타나자,
얼른 붓을 들어 배에다 동그라미를 그렸다.
그랬더니 거미는 사라지고 마음이 평온해졌다.
좌선을 마친 스님은 소스라치며 놀랐다.
자신의 배 위에 동그라미가 그려져 있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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