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밭 ~ 행복한가

그때 엄마가 정말 미안했다

갓바위 2018. 8. 3. 07:08
그때 엄마가 정말 미안했다

학교에서 돌아온 딸아이의 
손을 잡고 시장에 갔다
새로 산 진노란 색깔 
운동화가 마음에 쏙 드는지 
깡충깡충 뛰며 콧노래를 
부르며 집으로 와서는 그새 
먼지가 묻었다고 운동화를 
털어서 마루 끝에 올려놓았다 
다음날 학교에 다녀와서는 ‘
엄마, 친구들이 내 운동화가 
너무멋있대!’ 
하면서 행복해했다
그러던 어느 날 눈물과 땀으로 
범벅이 된 채 들어온 딸아이, 
예쁘다고 자랑스러워하던 
운동화 대신 철 지난 털 슬리퍼를 
 신고서 말이다 
‘엄마! 나 운동화 잃어버렸어 
누가 가져갔어 어떡해 엄마’
 ‘그러게, 신발주머니 꼭 갖고 
다니랬지!! 엄마 말 안 들으니 
잃어버렸지 엄마가 한 달 동안 
힘들게 부업해서 사 준 건데 시끄러-’
그날 딸아이는 저녁밥도 
거르고 잠들어버렸다
그땐 왜 신발을 잃어버리고 
슬퍼하던 딸에게 ‘괜찮아! 
엄마가 또 사줄게’라고 
말을 못 했을까? 
지금껏 30여 년 동안 
부끄럽고 아픈 기억으로 
묻어버린 채 잊고 있었는데 ...
이제라도 말할게
“딸아! ♡♡♡ 
그때 엄마가 정말 미안했다” 

- 새벽편지 가족 최 길자 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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