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사 성어

석불가난(席不暇暖)

갓바위 2018. 8. 6. 06:36
 석불가난(席不暇暖)

석불가난(席不暇暖)- 
앉은 자리가 따뜻할 겨를이 없다. 
[자리 석(巾/7) 아닐 불(一/3) 
틈 가(日/9) 따뜻할 난(日/9)] 
한 곳에 오래 앉아 있으면 
체온에 자리가 따뜻해질 텐데 
여기저기 옮기면 더워질 틈이 없다. 
주소를 자주 바꾸거나 매우 
바쁘게 돌아다니는 사람에겐 
편안한 자리가 언감생심이다. 
한시도 같은 자리에 앉아 있으면 
좀이 쑤시거나 진득하게 
한 곳에 살지 못하고 휙 떠나는 
사람들에 들어맞는 말이다.  
하지만 옛날에는 이런 방랑벽을
 말한 것이 아니었다. 諸子百家
(제자백가) 사상가들이 자기의 
학설을 전파하기 위해 이 나라 
저 나라 떠돌아다녔기 때문에 
집에 머물 시간이 없었던 것이다. 
그래서 ‘孔子(공자, 기원전
 551년-479년)가 앉았던 
돗자리는 따뜻해질 틈이 없고 
墨子(묵자, 기원전 468년~376년)의 
집 굴뚝은 검어질 시간이 없다
(孔席不暖 墨突不黔/ 
공석불난 묵돌불검)’고 
후세 사람들이 표현했다.
 後漢(후한)의 역사가 班固(반고)의
 ‘答賓戱(답빈희)’라는 글에 소개됐다. 
孔席墨突(공석묵돌)이나 墨突不黔
(묵돌불검)이라 해도 같은 말이다. 
묵자는 兼愛說(겸애설)을 
주창한 사상가다. 黔은 검을 검. 
이런 선인들의 일화 말고 직접 
이 성어가 나온 곳은 南朝(남조)
 宋(송)나라의 문학가 劉義慶
(유의경)이 쓴 일화집 
‘世說新語(세설신어)’에서다. 
옛날 漢(한)나라에 선비들의
 우러름을 받는 陳仲擧(진중거)
라는 곧은 선비가 있었다. 
그가 豫章(예장)이란 곳의 태수로 
좌천되어 갔을 때 먼저 관서보다 
그 곳의 유명한 선비 徐孺子
(서유자)를 만나 보려 했다. 
비서가 관에 먼저 가야 한다며 
말리자 진중거가 말했다. ‘
옛날 周(주)나라 武王(무왕)은 
폭군 紂王(주왕)을 멸한 뒤 
商容(상용)을 찾아다니느라 
자리가 따뜻해질 틈이 없었는데 
내가 먼저 현자를 찾아뵙는 것이 
어떻게 안 된다는 말인고?
(武王式商容之閭 席不暇煖 
吾之禮賢 有何不可/ 
무왕식상용지려 석불가난 
오지례현 유하불가).’
 暖과 煖은 모두 따뜻할 난, 
더울 난으로 같은 뜻이다. 
자신이 일가를 이룬 바를 널리 
알리기 위해 東奔西走(동분서주)
하든 아니면 어진 사람을 찾아 
가르침을 받든 이러한 
바쁨은 좋은 일이다. 
괜찮은 일자리를 찾는 젊은이들이 
우왕좌왕하거나 또는 갈 곳 없어 
먼 산만 바라보는 노년층에겐 
오히려 부러운 일이다. 
오그라드는 경제 어떻게 해야 
이런 사람들을 바쁘게 오가게 
할 수 있는지 정책 당국자들은 
지혜를 모아야 하는데 
모두들 마음이 딴 곳에 
가 있어 난망이다. 
제공 : 안병화
(언론인, 한국어문한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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