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사 성어

도탄지고ㅣ塗炭之苦

갓바위 2019. 12. 19. 07:16

 

○ 진흙이나 숯불에 떨어진 것과 같은 고통

○ 塗(칠할 도) 炭(숯 탄) 之(갈 지) 苦(쓸 고)

 

진흙이나 숯불에 떨어진 것과 같은 고통(苦痛)이라는 뜻으로,

가혹(苛酷)한 정치(政治)로 말미암아 백성(百姓)이 심한 고통(苦痛)을 겪는 것

서경(書經)의 상서(尙書) 중훼지고(仲虺之誥)를 비롯하여 중국과 한국 여러 문헌에 나오는 말이다.

 

하(夏)나라 걸왕(桀王)은 미녀 말희에게 빠져 주지육림 (酒池肉林) 속에서

학정을 일삼다가 상(商)의 탕왕 (湯王)에게 망하였다.

 

탕왕은 상을 세운 후 무력 혁명으로 왕위를 얻은 것을 부끄럽게 생각하여

“나는 후세 사람들이 내가 한 행동에 대해 구실을 삼을 것이 두렵다.”고 하였다.

 

그러자 왕을 모시고 있던 중훼가 이렇게 여쭈었다.

“하늘이 백성을 내신 것은 그 하고자 하는 바가 있는 것으로,

임금이 없으면 곧 어지러워지나이다.

 

오직 하늘이 총명함을 내시어 그로써 다스리게 하신 것입니다.

하나라가 있었으나 덕이 부족해 백성들이 도탄에 빠지므로 (有夏昏德 民墜塗炭)

 

하늘이 곧 왕에게 용기와 지혜를 주시어 만방에 올바름을 나타내게 하고,

우왕 때의 아름다운 관습을 복구하게 하셨으니,

그 떳떳함을 따르시고 하늘의 시키는 바를 따르셔야 하나이다.”

 

이른바 천명사상(天命思想) 으로, 백성들을 괴로움에서 구하기 위해 무력을

사용한 것은 정당하며, 모름지기 임금은 하늘을 대신하여 백성 을 사랑해야 한다는 것이다.

 

다음과 같은 일화도 있다. 남북조시대 전진(前秦)은 후연(後燕)과 후진(後秦)의

공격을 받아 수도 장안을 점령당하고, 국왕 부견(符堅) 은 오장산(五將山)으로

퇴각하였다가 후진의 군사에게 사로잡혀 죽었다.

 

업(鄴)에 가 있던 부견의 아들 부비(符丕)는 유주자사 왕영(王永) 등의 도움으로

진양(晉陽)에서 즉위하고, 격문을 돌려 후진, 후연을 응징할 군사를 불러모았다.

 

그 격문에 다음과 같은 말이 있다. ‘ 선황(先皇)은 적에게 사로잡혀 죽고,

도성은 곤궁하여 도적의 소굴이 되었으며, 국가도 황폐 하여 백성은 도탄에 빠지고 있다.

 

이와 같이 도탄지고는 천명 사상을 내세워 정권을 무너뜨리려 할 때마다 자주 쓰이던 말이다.

백성들의 생활이 어렵다는 의미로, ‘도탄에 빠진다’는 형태로 많이 쓰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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