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리 깎아 공양한 유씨부인
홍조(弘照)스님은 나이 20살에 출가하여 바로
법화경을 독송해서 몇 달 안되어 수계(受戒)하였다.
뒤에 친구 이신과 한 거사와 함께
한산으로 옮겨와 다시 계속 수행하였다.
하루는 홍조 스님이 경을 외는 것을 뱀이 와서 들었다.
이를 무서워 한 홍조 스님은 이신과 거사에게 부탁해
뱀을 쫒아버렸으나 그만 뱀은 죽어버렸다.
죽기전 뱀은 세 사람의 꿈속에 나와 하소연하니 홍조 스님과
이신, 거사는 크게 뉘우치고 참회하며 친숭재를 지냈다.
홍조스님이 일찍이 마을에 이르렀을때, 유씨라는 가난한
여인이 공양하기를 처하니 뜻을 가엾이 여겨 집에 머물렀다.
공양할 길이 없던 여인은 머리털을 잘라 팔아서 공양을 하였다.
이렇게 하기를 세 번, 스님은 이미 오래 묵으면서 공양을 받았는지라,
의발(銶)을 챙겨 들었다.
하지만 머리털이 이레만 지나면 다시 자라는지라 여인은
신기하기도 하고 고맙기도 하여 매번 머리털을 잘라 공양하였다.
스님이 이제 떠나려 하니 여인은
머리를 조아리며 그간의 일을 얘기하였다.
홍조스님은 이 말을 듣고 크게 감격하였다.
홍조스님은 영순(永淳, 서기 662~683)연간에 갑자기
아무 병도 없이 감천사(竹泉寺)에서 입적하였다.
사중이 다비하였는데 혀만이 타지 않았다.
계인스님이 그럴리 없다며 속인 5백명과 함께 열 번을
태워도 모양과 빛이 조금도 변하지 않자 모두 깊이
참회하고 혀를 향함에 담아서 두고두고 공양하였다.
[설화내용]
홍조(弘照)스님은 나이 20살에 출가하여 바로
법화경을 독송해서 몇 달 안되어 수계(受戒)하였다.
종남산(努南山)에 집을 짓고 법화경을 1천 번 독송하기를
서원하였는데, 자주 신이 와서 도와주고 보호해 줌을 느끼고,
또 눈이 깊이 쌓여 길이 막히고 양식은 겨우
한말밖에 안남았는데, 20여 일을 먹어도 줄지 않았다.
뒤에 친구 이신(騷信)과 한 거사와 함께 한산(寒山)
으로 옮겨가 초막을 짓고 다시 수행을 계속했다.
하루는 홀연 길이 1백자나 되고 머리 높이가 한 길이나 되는
오색 무늬의 큰 뱀이 암자 앞에 와서
머리를 떨어뜨리고 스님의 법화경 독송을 들었다.
홍조스님은 처음에는 크게 놀라 몸이 떨려서 감히
바로 보지도 못하다가, 대비심을 일으켜 큰 소원을
생각하고 합장하고 눈물을 흘리며 목소리를 높여 경을 외웠다.
뱀은 끝까지 듣고 잠시 후에 물러갔다.
이로부터 뱀은 계속해 와서 경을 들었는데,
홍조스님은 뱀이 해를 끼치지 않는다는것을 잘 알았지마는,
그 비린내가 싫고 그 모양이 두려워서
, 거사더러 뱀을 쫓아버리라고 했다.
그래서 거사는 밧줄로 뱀의 목을 읽어
끌어다가 깊은 숲 속 큰 나무에 매어 놓았다.
밤이 되어 스님과 이신과 거사 세 사람은 똑같은 꿈을 꾸었다.
한 여인이 나타나 눈물을 흘리고 슬피 울면서,
『제자는 이 산의 신녀(神女)입니다.
본래 법 듣기를 좋아하여 여러 번 추한 모습으로
법중(法衆)을 많이 범했습니다.
이제 쫓겨나 스님을 하직하고 멀리 가게 되어 다시는
대승 독송하시는 것을 듣지 못하게 된 것이 한입니다.』
하였다. 세 사람이 놀라 깨어 서로 꿈 이야기를 하였다.
뱀이 죽은 것이 아닌가.
더러 의심이 나서 횃불을 들고
숲 속으로 찾아가 보니 과연 뱀이 죽어 있었다.
거사는 땅에 쓰러져 흐느껴 울며
진심으로 참회하고 사과하였다.
이어 세 사람은 그 자리에서 뱀을 위해 경을 외우고,
또 친승재(千憎齋)를 베풀기로 하였는데,
우연히 암자 옆에서 많은 은을 얻어, 산에서
내려가 재 올릴 물건들을 풍족히 장만하였다.
홍조스님이 일찍이 어느 마을에 이르렀는데,
유씨(劉氏)라는 가난한 여인이 스님을 공양하기를 청했다.
스님은 그의 뜻을 가엾이 여지 그 집에 머무르기로 하였다.
이레를 묵는 동안에 여인은 양식이 떨어졌다.
스님은 떠나가려고 했으나 신녀(信)가 더 묵어가시라고
간곡히 만류하여 스님은 그냥 머물러 있었다.
여인은 공양할 길이 없어서 마침내 머리털을 잘라
팔아서 양식을 마련하였다.다시 이레가 지나갔다.
홍조스님이 다시 떠나려고 하니, 가난한 여인은
슬피 울며 굳이 만류하여, 스님은 또 떠나지 못했다.
여인은 머리털까지 잘라서 팔아버렸으므로 이제는
아무것도 남아 있는 것이 없어서, 밤새도록 잠도
자지 못하고 근심하고 한탄하였으나 방법이 없었다.
그러다가 문득 손으로 머리를 만지니
머리털이 전처럼 나 있었다.
놀랍고도 기뻤다. 곧 머리를 잘라서 팔았다.
다시 이레가 지나니 머리털은 또 전처럼 자랐다.
이렇게 하기를 세 번, 스님은 이미 오래 묵으면서
공양을 받았는지라, 의발(依鉢)을 챙겨 들었다.
이제는 더 머물러 있고 싶지 않았던 것이다.
여인은 머리를 조아려 경례하고
지금까지 있었던 일을 낱낱이 이야기 한 다음,
『스님께서는 공양드릴 것을 가지고 오신 것입니다.』
고 하였다.
홍조스님은 이 말을 듣고 목이 메어 말을 못하다가,
『변변치 못한 이 몸이 그런 후의를 받다니‥』
하고 말을 잇지 못했다.
홍조스님은 영순(永淳, 서기 662~683)연간에 갑자기
아무 병도 없이 감천사(甘泉寺)에서 입적하였다.
사중(四衆)이 다비를 하였는데
오직 혀만이 타지 않고 생시와 같았다.
경희사(慶喜寺) 주지 계인(戒因) 등이 깊이 세속에
젖어 그럴 리가 있으냐고 하고, 절의 스님들과 속인 등
5백 명과 함께 나무와 술 여러 수레를 마련해
가지고 가서 다시 홍조스님의 혀를 태웠다.
열 번을 태워도 모양과 빛이 조금도 변하지 아니하여,
계인스님 등은 모두 깊이 참회하고 그 혀를
향함(香函)에 담아서 두고두고 공양하였다.
<弘贊傳 第八>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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