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처님께서 설법하고 계실 때, 아니룻다가 꾸벅꾸벅 졸고 있어서 부처님께서 불러서 말씀하셨다.
“너는 설법을 하고 있는 자리에서 졸고 있으니 어떻게 된 일이냐?“
“이제부터 이 몸이 부서지는 한이 있더라도 다시는 부처님 앞에서 졸지 않겠습니다.”
이때부터 아니룻다는 뜬눈으로 정진하다가 눈병이 나서 결국 앞을 볼 수 없게 되고 말았다.
그러나 애써 정진한 끝에 천안(天眼)이 열리게 되었다.
육안을 잃어버린 아니룻다의 일상생활은 말할 수 없이 불편했다.
어느 날 해진 옷을 깁기 위해 바늘귀를 꿰려 하였으나 꿸 수가 없었다. 그는 혼자 말로
"세상에서 복을 지으려는 사람은 나를 위해 바늘귀를 좀 꿰 주었으면 좋겠네."
이때 누군가 그의 손에서 바늘과 실을 받아 해진 옷을 기워 준 사람이 있었다.
그 사람이 부처님인 것을 알고 아니룻다는 깜짝 놀랐다.
"부처님께서는 그 위에 또 무슨 복을 지을 일이 있으십니까?“
"아니룻다여, 이 세상에서 복을 지으려는 사람 중에 나보다 더한 사람은 없을 것이다.
왜냐하면 나는 여섯 가지 법에 만족할 줄 모르기 때문이다. 여섯 가지 법이란,
보시와 교훈과 인욕과 설법과 중생제도와 위 없는 바른 도를 구함이다.“
"여래의 몸은 진실로 법의 몸인데, 다시 더 무슨 법을 구하려 하십니까?
여래께서는 이미 생사의 바다를 건너셨는데, 더 지어야 할 복이 어디 있습니까?“
"그렇다. 아니룻다여, 네 말과 같다. 중생들이 악의 근본인 몸과 말과 생각의 행을
참으로 안다면 결코 삼악도(三惡道)에는 떨어지지 않을 것이다. 그러나 중생들은
그것을 모르기 때문에 나쁜 길에 떨어진다. 나는 그들을 위해 복을 지어야 한다.
이 세상의 모든 힘 중에서도 복의 힘이 가장 으뜸이니, 그 복의 힘으로 불도를 성취한다.
그러므로 아니룻다여, 너도 이 여섯 가지 법을 얻도록 하여라. 비구들은 이와 같이 공부해야 한다."
-학림사 여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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