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아있는 생명을 죽이는 살생(殺生)은 그 허물과 죄악이 무엇보다도 크고 무겁습니다.
일체 중생이 모두 부처님과 똑같은 성품을 지니고 있는데, 살아있는 목숨(중생)을 함부로 죽일 수 있겠습니까?
살기등등하여 살생을 마음대로 하여 무거운 죄업을 짓고 깊은 원한을 맺으며, 결국 막대한 고통의 과보를
불러들이는 것은, 다 죽일 살(殺)자 하나로부터 비롯됩니다. 이렇게 잘못된 습성이 점점 익숙해져서
죽이려는 마음(殺心)이 점차 맹렬해지고 살생의 업장이 점차 깊어지면, 나중에는 점점 사람도 죽이고
일가친척도 죽이며, 심지어는 창칼을 휘두르는 전쟁까기 초래하는데, 어찌 끔찍스런 비극이 아니겠습니까?
이 모두가 살생을 금지(戒殺)할 줄 모르는 데서 말미암은 비극입니다. 진실로 산목숨 죽이는 걸 금할 줄 안다면,
제물로 바칠 동물도 차마 죽이지 못할텐데, 하물며 사람을 죽이고 일가친척을 죽이겠습니까?
짐승도 차마 죽이지 못하는데, 어떻게 창칼을 휘두르는 전쟁이 일어날 수 있겠습니까?
'남의 부모를 죽이는 자는, 남이 또한 그의 부모를 죽이기 마련이고, 남의 형제를 죽이는 자는,
남이 또한 그의 형제를 죽이게 마련입니다.'
이 이치로 미루어 본다면 남의 부모형제를 죽여서는 안된다는 것을 아는 것이 살생을 점차 금하는
한 방법이 되기는 하지만, 그러나 애석하게도 사람들은 부모형제를 죽이는 범죄가 바로 살생을
금지(戒殺)하지 않는 데서 비롯되는 줄을 까맣게 모르고 있습니다.
사람들이 살생을 그만두지 않는 까닭은 인과응보의 이치를 잘 모르기 때문입니다.
인과(因果)란 감응(感應)을 말하는 것입니다. 예를 들어 내가 나쁜 마음으로
남을 대하면(感), 남도 또한 나쁜 마음으로 반응(應)해 옵니다.
거꾸로 내가 착한 마음으로 남을 대하면, 남도 또한 착한 마음으로 호응해 옵니다.
그런데 보통 사람들은 이러한 인과의 감응이 현생(금생)에만 나타나는 줄만 알지, 인과의 감응이
전생, 현생, 내생의 삼세 윤회를 통하여 나타나는 줄은 미처 모르고 있습니다.
또한 보통 사람들은 인과의 감응이 인간끼리만 나타나는 줄로만 알 뿐, 이러한 인과의 감응이
천상, 인간, 아수라, 축생, 아귀, 지옥의 육도 윤회(六道輪廻)를 통해서도 나타나는 줄은 미처 모르고 있습니다.
정말로 인과의 감응이 삼세(三世)와 육도(六道)의 윤회를 통하여 나타나는 줄 안다면, 육도 중의 중생이
모두 여러 생에 걸쳐 윤회하면서 전생에 자기 부모형제였을 수도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됩니다.
이렇게 따져본다면 하찮은 짐승을 죽이는 것이 전생의 자기 부모를 죽이는 것일 수도 있는데
어찌 살생을 함부로 할 수가 있겠습니까?
또 사람들은 설령 인과의 감응이 육도 윤회를 통해서 나타나는 줄을 안다고 할지라도,
세간과 출세간의 수행을 통해서도 나타나는 줄은 미처 모르는 경우가 허다합니다.
나를 낮추는 겸손한 마음인 무아심(無我心)으로 세상을 대하며 살아간다면(感) (이렇게 마음수행을 한다면),
성문(聲聞)과 연각(緣覺)의 결과(果位)가 호응(應)해 오고 (얻어지고), 보리심(菩堤心)을 일으켜
육도만행(六度萬行)으로세상을 아름답게 만들어 간다면, 보살의 결과(果位)가 호응해 오며,
모든 중생을 평등하게 사랑하는 마음(平等大悲)으로 대하면,
부처님의 세계(佛法界)가 그 결과(果位)로 호응해 오는 법입니다.
오호라! 이처럼 복잡하고 심오한 인과(因果)와 감응의 도리(感應之道)를 어찌 말로 다할 수 있겠습니까?
- 철오선사 법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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