卍 스님 좋은 말씀

수행 한담

갓바위 2023. 1. 12. 10:41

수행 한담 / ​본연 스님

​예전에 이천 평 도량에 불사 크게 하시고 홀로 지내시는 어른 스님

절을 방문했는데 절 마당에 묵은 잡풀들이 수북합니다.

 

말로 ‘스님 풀 뽑기 힘드시면 제초제라도 치세요’

하였더니 하시는 말씀이 ‘나이 칠십이 넘으니 손 하나 까딱하기 싫네’

하시는데, 먼 이야기가 아니고 조만간에 저에게도 닥칠 일입니다.

 

사바세계 태어난 중생치고 생로병사에 해당 안 되는 중생이 있겠습니까.

마음은 강건하다고 해도 몸은 늙어감을 피부로 느끼고 있습니다.

젊은 시절에 비하면 지금은 호텔 생활인데도

저녁에는 피곤함을 느끼고 소소히 병원에 갈 일도 생기고 합니다.

 

세속에서도 늙으면 작은 집으로 가야 한다고 하듯이

저도 이제는 조촐한 작은 토굴로 갈 때가 되었다 생각합니다.

젊은 시절부터 마음속에서 올라오는 “산중에 들어가

초가삼간 짓고 농사지으며 도나 닦지”하는 한 생각이 현실화할 때가 되었습니다.

 

속에서 올라오는 한 생각은 전생의 원력, 습관입니다.

이 자리에 있는 것도 다겁생의 인연이 아니면 이 자리에 있을 수 없고 결국에는 홀로

정진하면서 살 것인데 그동안 망상 속에서 동가숙, 서가숙하면서 지넨 것입니다.

 

지난 세월에 후회는 없습니다.

중생이기에 스스로 몸으로 부딪히면서 망상 털어가며

깨달아야 온전히 자기 것이 되는 것이지 남이 깨달아주는 것은 없습니다.

 

지금 무주선원 일과는 지금까지 지나온 모든 역량을 동원하여 정진하면서 도량,

인터넷 관리하고 은사 스님의 법어집 교정보아 출판하고 회향하는 것입니다.

이름나 스펙수행은 이 몸 벗을 적에는 아무런 도움이 안 되고

진실로 집착을 끊어야 떠날 적에 발걸음이 가볍습니다.

 

뼛속까지 독고다이 기질, 마지막까지 손수 공양 해결하며 정진하고 지네다

근력이 다하면 단식으로 가면 되고 마지막 떠나는 길, 법우님들의

“나무아미타불” 염송으로 전송받으며 떠난다면 그보다 더 큰 복은 없습니다.

 

지난번 지리산 구례에 있는 삼정사 행사에 참석하고 렌터카로 지리산에서

살면 지혜가 생긴다는 지리산을 서에서 동으로 한 바퀴 돌았습니다.

 

문득 한 생각, 사바세계 올 적에는 인천

가난한 집으로 왔는데 마지막 떠날 곳은 어디인가? 

지리산 자락인가 한라산 자락인가 나도 모르고 부처님만이 알겠지요.

나무아미타불 관세음보살